[영상] 여당 윤상현, 대통령실 도청 대응 질타… 우상호 흐뭇
윤상현, 박진 장관에 "주종 아닌 대등한 동맹이어야" 일침
"먼저 미 쉴드칠 필요없어...'거짓 의혹' 대통령실 성급"
우상호 의원조차 "제가 질의할 내용을 하셨다" 미소
[미디어오늘 김용욱 기자]
4선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박진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미국 도청 의혹에 대한 대통령실 대응을 지적하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윤 의원 지적 대부분은 민주당의 대통령실 비판과 유사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윤 의원은 박진 장관에게 “어제 대통령실 발표를 보면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이 통화를 통해 문건 상당수가 위조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 일부는 진짜라는 얘기 아닌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전체 문건을 내가 본 적 없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은 “그러면 어느 부분이 진짜고 어느 부분이 거짓인지 밝혀야 하지 않느냐. 상식적으로”라며 “예를 들어 미국이 한국 정부에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해 달라고 그래서 우리가 우회 지원을 검토한 건 사실이죠. 그리고 155밀리 포탄 10만 발을 미국에 팔았다. 그건 진짜죠? 그러면 폴란드에 우회로 판매하는 것에 대한 게 가짜인가? 진짜인가? 이런 것에 판단이 있어야 그 말을 믿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발표를 보면서 좀 안타깝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뉴욕타임스 기사에는 미 국방부 관리들이 대부분이 진짜라고 얘기하고, 일부가 조작됐다고 얘기한다”며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이 문건이 왜곡 됐느냐 왜곡 되지 않았냐가 아니라 불법 감청을 했느냐 안 했느냐 아닌가? 장관님 그러면 미국이 대통령실에 대해 불법 감청을 했습니까? 안 했습니까? 아십니까?”라고 물었다.
박 장관은 “우리가 확인한 바는 없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모른다. 아직 사실관계 파악이 안 돼 있다.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 우리가 미국 측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데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에 대한 불법 감청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이라고 확정적으로 얘기한다”며 “미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성급한 판단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던 윤 의원은 갑자기 영화 타짜에 관해 물었다.
“장관님. 타짜라는 영화 보신적 있습니까? 타짜? 타짜 영화에 이런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이 바닥에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어. 국제관계? 영원한 적국, 우방국 없습니다. (중략) 미국이 우리 대한민국 정부를 도청한다? 저 계속해서 얘기 들어왔습니다.
1970년대 박정희 정부 때 주한 미국 대사관을 통해 레이저빔을 써서 유리에서 대화하는 것을, 그 다음 벽 바깥에서 음파를 당겨서 도청 시도했습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국가안보국 전직 직원이 뭐라고 얘기했습니까? 미국은 동맹국을 포함해 38개국 대사관에 대해서 도·감청하고 있다. 한국 들어갔습니다. 일본도 들어갔습니다.
그러면 상식적인 판단은 우리 대통령실에 대해서도 불법 도감청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의혹을 갖는 게 합리적 판단 아닙니까? 그래서 너무 성급한 결론을 내린 것 같다.”
윤 의원은 “물론 한미 관계, 정상회담 등 여러 이유를 안다”며 “그러나 비공식적으로라도 기밀 문건에 대해 정보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비공식적으로라도 끝까지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게 진짜라면 당당히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며 “그게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에 맞는, 한미관계 동맹의 현주소가 돼야 한다. 주종 관계의 동맹이 아니라 대등한 동맹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진 장관은 “위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한미 간에 대등한 동맹으로서 논의하지 못할 것은 없다”며 “한미 간 강력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이번 건도 사실 확인을 엄중하게 해서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은 “우리가 먼저 '미국이 안 했다. 불법 감청 도청 안 했다' 이렇게 쉴드 칠 필요는 없다”며 “정확한 진상 규명이 우선이고, 그걸 토대로 우리가 주권 국가로서 당당하게 요구할 건 요구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어서 질의에 나선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내가 할 질의의 상당 부분을 윤 의원님이 하셨다”며 흐뭇한 웃음을 담아 덕담을 건넸다.
영상엔 대통령실의 미국 도청 대응에 대한 윤 의원의 따끔한 질타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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