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브엠 시장진입에 '0원' 요금까지…"생태계 무너질까 우려"

함정선 2023. 4. 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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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이 12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정식 승인을 받자 알뜰폰 사업자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들은 KB리브엠과 같은 사업자에 △적자를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대기업이라면 도매대가, 즉 원가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도입하지 못하게 막거나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처럼 시장 점유율을 규제하거나 △예대마진에 따른 은행의 수익과 알뜰폰 통신사업의 회계를 통신사들이 서비스(역무)별 회계를 분리하는 것처럼 회계 분리를 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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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금융심사위원회 리브엠 알뜰폰 서비스 정식 승인
업계, 사업 활성화 찬성하지만 리브엠발 출혈경쟁 우려
시장점유율 규제 등 규제 요구에 정부 "필요 없다" 입장
"리브엠에 시장활성화 요금 절감 등 기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엠’이 12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정식 승인을 받자 알뜰폰 사업자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의 바람과 달리 KB리브엠에 대한 점유율 규제, 회계 분리 등 제재는 당분간 도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KB리브엠의 정식 시장 진입을 앞두고 알뜰폰 사업자들이 앞다퉈 요금 경쟁을 펼치면서 알뜰폰 시장의 생태계가 악순환을 거듭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저렴한 통신 요금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소비자로선 환영할 일이지만, 손해를 감수하는 경쟁이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까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뜰폰 시장에는 ‘0원’ 요금까지 등장했다. 신규 고객에게 일 11GB 등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7개월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는 행사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6~7개월간 2000~3000원대 요금제를 제공했던 알뜰폰 사업자들이 KB리브엠의 정식 승인이 다가올수록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다가 ‘0원’까지 나왔다는 분석이다. 가입자를 더 많이 확보하고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를 감수하는 출혈 경쟁을 해서라도 변화하는 시장에 대비하려는 것”이라며 “다만, 이런 상황에서 소형 사업자들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하는 것을 우려해 알뜰폰 사업자들은 KB리브엠 등 금융권의 사업자 진출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B리브엠을 시작으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입, 거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KB리브엠이 빠르게 40만 가입자를 모은 배경에는 적자를 감수한 낮은 요금제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들은 KB리브엠과 같은 사업자에 △적자를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대기업이라면 도매대가, 즉 원가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도입하지 못하게 막거나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들처럼 시장 점유율을 규제하거나 △예대마진에 따른 은행의 수익과 알뜰폰 통신사업의 회계를 통신사들이 서비스(역무)별 회계를 분리하는 것처럼 회계 분리를 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알뜰폰 사업자들의 요구와 달리 정부는 KB리브엠 서비스를 정식 승인하면서도 점유율 규제 또는 가격 규제 등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오히려 KB리브엠의 시장 진입으로 알뜰폰 시장 경쟁이 활성화하리라는 기대 쪽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B리브엠이 알뜰폰을 보다 활성화하고 통신요금 인하와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 때문에 현재 KB리브엠에 대한 규제를 논하기에는 알맞지 않다는 얘기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경쟁국장은 “알뜰폰의 목적은 분명하게 이용자에게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이는 것으로 KB리브엠이 그런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본다”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긴장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를 계기로 알뜰폰 시장에서도 인수합병(M&A)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다만, KB리브엠 역시 이통사들의 자회사들처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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