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들, 김기현에 쓴소리…"읍참마속" "목사 손아귀 안 돼"

조익신 기자 2023. 4. 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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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당 안팎에서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당 중진들을 만나서 '당의 기강을 좀 잡아달라' 부탁을 했는데요. 중진들은 오히려 김 대표에게 쓴소리를 쏟아내며 김 대표의 기강을 다잡았습니다. "읍참마속을 주저하지 마라" 이런 조언들도 나왔는데,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0일) : 정치인들은요, 권력을 가지기 때문에, 반드시 종교인의 감시가 필요해요. 그래서 (국민의힘은) 전광훈 목사의 통제를 받아야 되는 거예요, 미국처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전광훈 씨! 한 술 더 떠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신탁'을 내렸죠.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유튜브 '너알아TV' / 지난 10일) : 윤석열 대통령님, 괜히 말이죠, 이재명 구속시키는 척하고 그렇게 괜히 쇼하지 마시고, 바로 문재인부터 구속시키라고요, 바로. 국가반역죄로 구속해야 됩니다. 그거 안 하면 절대로 지지율 안 올라갑니다. 한편으로 보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도.]

전 씨의 도를 넘은 행태에, 정치권에선 이런 해석까지 나왔습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전광훈 목사님은 중세의 교황이 왕들을 굴복시켰던 '카노사의 굴욕' 이런 걸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용산과 여당 입장에선 말 그대로 '굴욕적인' 상황인데요. 김기현 대표! 전 씨와 다시 한번 선긋기에 나섰죠. 공개발언이 아닌,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말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페이스북 음성대역) : 전 목사는 다른 정당을 창당하여 그 정당을 실제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사람이 우리 당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까?]

전 씨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단 한마디도 없었는데요. 다른 정당 대표다! 말 그대로 '선만' 열심히 그었습니다. 글쎄요. 만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전 씨와 같은 발언을 했다면, 이렇게 쉽게 넘어갔을까요.

[윤희숙/전 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우리 당 아니니까 조용히 계세요'라고 얘기를 했어야죠. {더 나가야 된다는…} 당연하죠.]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말이 있죠. 정작 비판의 칼날은 엉뚱한 곳을 향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페이스북 음성대역) : 전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합니다.]

전 씨를 왜 끊어내지 못하느냐?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는데요.

[홍준표/대구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0일) : '그런 사람하고 절연을 해라' 그러니까 지금 절연한다는 말 못 하잖아요.]

홍 시장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듯합니다. "무슨 약점을 잡힌 거냐" 쏘아붙였습니다. 전 씨 한 명 때문에 흔들리는 집권 여당! 이래서야 당 대표의 '영'이 설까 싶은데요. 김 대표! 오늘 중진들을 만나 이런 부탁을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집권여당이 지켜야 할 윤리기준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측면에서도 우리 당의 기강을 세우는 데 우리 중진의원들께서 많은 역할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당의 기강! 당 대표인 본인이 잡아야겠죠. 이걸 중진들에게 부탁할 일인가 싶은데요. 당 중진들, 김 대표의 요청에 응답을 했습니다. 당을 좀 제대로 운영하라! 김 대표의 기강을 확실하게 다잡은 겁니다.

[정진석/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해야 될 일을 즉각 적재적소에 적시적소에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신상필벌을 분명히 한다, 이건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고. 만일 읍참마속을 해야 될 일이 발생했다, 이건 주저하면 안 된다. 단칼에 해치우지 않으면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어요.]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 지금 전광훈 목사가 뭐 흘러 들어오는 얘기로 봐선 20만, 30만을 우리 당에 심어놨고 그 힘으로 우리 당이 버티고 있다는 식으로 선전이 온갖 되고 있는데 당론으로 이 문제는 결정해서 빨리 수습을 해야지, 이 목사 손아귀에 우리 당이 움직여지는 그런 당이 돼선 안 되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쓴소리가 이어지자, 태영호 최고위원이 엄호에 나섰는데요. 당 중진들이 김 대표를 좀 보호하는 역할을 해달라, 또다시 슬쩍 방향을 돌렸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 중진의원님들께서 우리 김기현 대표님을 좀 앞장서서 보호해 주는 이런 역할을 좀 해주십사, 저는 이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일부 우리 당 안에서 원외에 계시는 중진분들이 지금 김기현 대표를 뜬금없이, 그리고 아무런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흔들고 있습니다.]

'낄끼빠빠'라고 하죠. 태 최고위원! 정작 본인이 '읍참마속' 후보자 가운데 하나라는 걸 모르는 걸까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5일) : {대표님 윤리위원님들 다 사퇴하셨다는데.} …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연달아 실언하고 계시는데 이에 대해서 한말씀 해주실 수 있을까요?} …]

제주 4·3 발언으로 김 대표를 곤욕스런 상황에 빠뜨린 장본인입니다.

[태영호/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2월 13일) : 4·3사건의 장본인인 김일성 정권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태 최고위원이 말한 원외에 있는 중진이죠. 홍준표 시장! 또 나냐? 발끈했습니다. "스스로 자숙해야 하거늘 화살을 어디다 겨누느냐, 참 어이가 없다"고 말입니다.

최근 논란이 된 최고위원들의 징계 문제! 조만간 윤리위에서 논의가 있을 듯싶습니다. 공석이던 윤리위원장에 황정근 변호사를 내정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는데요. 누구누구를 윤리위에 올리느냐가 관심이죠. 전광훈 씨와 국민의힘 사이의 연결고리이자, 이미 세번이나 설화를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첫손에 꼽힙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당에서 시작하는 겁니까?} 어떠한 사안보다도 중하다고 봐야지요. 특히 5·18 같은 경우는 정말 현대사의 비극적인 그러한 일이 일어난 거잖아요. 민주화운동하는 데 얼마나 고귀한 생명들이 희생이 됐습니까. 고생하셨던 분들에 대한 폄훼 같은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

5·18은 어떤 사안보다 중요하다라? 이 말의 진정성,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불과 몇 주 전과 입장이 싹 바뀌었습니다.

[성일종/당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15일) : {과거에 이른바 5·18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했던 3인방에 대해서 국민의힘이 징계 내렸던 거 기억하시죠, 의원님?} 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거기에 준해서 김재원 최고위원도 뭔가 당에서 조치가 있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올 법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거하고 저는 조금 틀리다고 보는데요. 그건 국회의원 신분으로서 국회에서 공식적인 행사를 한 것이고 이번 같은 경우는 사적 자리에 갔었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또 바로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그래서…]

최근까지 이른바 '셀프 자숙'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분위기였죠. 당의 기류가 확 뀐 건, 용산의 '지령' 때문이란 분석인데요. 김 최고위원의 잇딴 실언이 당과 국정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치자, 징계를 요구했다는 겁니다. 김 최고위원! 아무래도 여행 가방을 미리 싸놓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해 10월 5일) : {산티아고 순례길하고 여의도길하고 '둘 중의 한 군데를 돌아라'라고 하면 어디를…} 산티아고 순례길은 걸어가면 늘 생각이 깊어지고 자신을 돌아보는 길인데 여의도길은 생각하기 싫은 길이죠.]

국민의힘의 뒤늦은 징계!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지지율이 떨어진 근본적인 원인, 국민의힘이 우경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죠.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6일) : 우리는 5·18 폄하 정당이 돼버렸잖아요. 그리고 또 4·3 폄하 정당이 돼버리고…]

광주 5·18과 제주 4·3 폄하의 선봉에 선 이들, 바로 전광훈 씨를 위시한 극우 유튜버들이기도 합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전광훈이라는 한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예를 들면, 저희도 극단적인 성향의 유튜버들이 많잖아요. 저는 전광훈도, 이 사람도 그런 유튜버 중에 한 명이라고 봐요, 솔직히.]

국민의힘! 5·18과 4·3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겠죠. 전 씨를 비롯한 극우 유투버들과도 확실한 절연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김기현 지도부에서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물음표입니다. 국민의힘이 우경화의 길을 걸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어쩌면 이미 우경화된 인사들을 당의 지도부로 뽑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지금 최고위원들이 100%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서 선출된, 당원 100%로 선출된 사람들이에요. 5·18 관련, 전광훈 목사 관련, 밥 한 공기 관련 실언을 했다, 4·3 관련 실언을 했다. 그거 몰랐냐 이거죠. 그럴 사람들인 줄 모르고 뽑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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