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 경신한 원/달러 환율, 美CPI 앞두고 경계심리 반영

김은령 기자, 유재희 기자 2023. 4. 12. 18: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 trader displays U.S. dollar banknotes at a currency exchange booth in Peshawar, Pakistan September 15, 2021. REUTERS/Fayaz Aziz/File Photo

원/달러 환율이 한 달여 만에 종가 기준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5원 오른 132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연고점(3월 10일, 1324.2원)을 약 한 달여 만에 넘어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오른 1325.5원에 출발했다.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장 한때 1325.80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은 이날 밤(한국시간) 미국의 3월 물가 지표를 발표를 앞두고 불안심리가 반영된 영향이다.

미국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이 예상된다. 2월 수치(6.0%)를 밑도는 동시에 2021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예상대로라면 앞으로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진다.

원/달러 환율 안정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6% 오르며 2월(5.5%)에서 오름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오후 2시 24분 기준 102.08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0.12% 하락한 수준이다.

이 밖에 배당금 역송금에 따른 달러 수요도 환율을 밀어 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로 받은 배당금을 달러로 바꿔 본국에 보내면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기 마련이다.

여기에 뉴욕 연방준비제도가 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상향조정됐다는 소식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다만 환율의 상승폭은 부분적으로 제한된 상태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세,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에 대한 경계감이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도 달러화 강세와 약세요인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다. 달러강세를 전망하는 쪽에서는 각국 금융기관들의 연체율 상승 및 대출자산 부실화 가능성에 주목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이에 따른 물가상승이 계속되면 미국 기준금리 추가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강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가 나온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 사태로 은행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된 상태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 확보 수요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IMF(국제결제은행)는 은행 시스템 우려와 관련해 각국이 취한 조치가 충분치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은행권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계속되면 미국 연준도 결국 금리동결이나 금리인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현재 여건은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월가에서는 연준이 금리동결에 나선 후 금리인하와 인상카드를 돌려가며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태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안정 우려가 확산되는 경우 달러가 약할 수 있지만 원화 역시 위험선호 통화임을 감안할 때 약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또한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 대한 경제 성장률이 하향조정됐고,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순매수가 매도 방향으로 돌아설 수있다는 점 역시 환율전망에서 들여다볼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특정 환율 수준을 목표로 두고 통화정책을 펼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은 그 수준 자체가 (통화정책의) 목표가 돼선 안 된다"며 "금융 불안이 없거나 빠르게 변화할 때 주는 불확실성을 조절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환시장 불안을 염두에 둔다면 금리를 통해 반응할 필요는 없다"라면서 "다만 변동성이 클 경우 그 수준과 관계없이 금리뿐 아니라 여러 다른 정책을 통해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유재희 기자 ryuj@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