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공정위, 구글 때리기'의 명암

공정거래위원회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핵심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인 '구글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하는 구글을 정조준했다.

공정위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자사 OS인 안드로이드 탑재를 강요했다는 혐의로 구글에 과징금 2249억3000만원을 부과한 데 이어 구글플레이스토어가 경쟁 앱마켓인 원스토어 성장을 막고자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며 과징금 421억원(잠정)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국내 구글 안드로이드와 구글플레이스토어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70%, 90% 안팎으로 추정된다. 즉 독과점 이면에 도사리는 폐해를 규제하는 게 공정위 존재이유라는 점에서 '구글 때리기' 역시 일부 납득이 간다.

하지만 구글과 경쟁할 수 있는 OS 및 앱마켓 생태계가 미미한 게 국내 실정이다. 공정위의 지적대로 구글플레이스토어가 없었다면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비관적 시각이 우세하다. 국경이 없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토종'이란 타이틀 자체가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정위는 구글플레이스토어 독과점 체제로 인해 게임사들이 입은 불이익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못했다. 반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앱 및 게임사업자들이 구글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한 부분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실제 국내 앱 및 게임은 2021년 한 해 동안 구글플레이스토어를 통해 24억3000만건에 달하는 해외 사용자 다운로드 수(추정치)를 기록했다. 또 8100여개의 국내 앱 개발사가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해외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업체 중 75%는 중소기업이란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앱 및 게임 개발업체들이 2021년 해외 이용자로부터 3조5000억원(31억달러) 넘는 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구글 독과점에 따른 폐해를 도마에 올렸다면, 구글의 글로벌 경쟁력을 통해 얻은 국내 기업의 편익 부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정보미디어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