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인 배후 ‘재력가 부부’ 신상공개…유상원‧황은희

경찰 신상공개위, 중대성·잔인성 인정
“통화내역 및 계좌내역 등 증거 존재”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강남 납치살해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왼쪽)과 황은희 부부 ⓒ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아 구속된 이른바 '재력가 부부' 피의자 유상원(남‧51), 황은희(여‧49)의 신상정보를 12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피의자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열고 강도살인교사 혐의를 받는 유상원과 황은희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실혼 관계인 유상원과 황은희는 각각 1972년, 1974년생이다. 이들은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갈등을 빚던 피해자 A(48)씨를 납치·살해하라고 이경우(36·구속)에게 시킨 혐의(강도살인교사)로 지난 5일과 8일 각각 검거돼 구속됐다.

신상공개위는 "피의자 이경우 등과 사전에 범행을 공모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한 후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공범 피의자들의 자백 및 통화내역, 계좌내역 등 공모 혐의에 대한 증거가 존재하며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등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신상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피의자가 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증거가 충분할 때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경찰은 앞서 5일에도 이번 사건 관련 신상공개위를 개최한 뒤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경우, 황대한(36), 연지호(30)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했다. 이에 더해 이날 유상원과 황은희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해당 사건 관련 신상 공개자는 총 5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유상원과 황은희가 지난해 9월부터 착수금 2000만원이 포함된 7000만원을 범행 준비자금 명목으로 이경우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유상원이 이경우를 두 차례 만났고 A씨의 가상화폐 계좌를 열어본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미 구속 송치한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공범 A씨에 이어 유상원, 황은희 등 3명을 오는 13일 오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