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로' 주연 박호산 "현명했지만 남의 말에 무너진 오셀로 그리고 싶었죠"

김정한 기자 2023. 4. 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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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정통 고전 명작 '오셀로'가 내달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연극 '오셀로'의 주연은 박호산이다.

박호산은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VIP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귀가 얇고 경박한 오셀로가 아니라, 외국인(무어인)으로 장군의 지위에 오를 만큼 현명한 인물인 오셀로가 악당 이아고에 속아 몰락하는 극적인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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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의 '뉘앙스'로 등장인물들 사이의 고도의 심리전을 표현할 것"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토월정통연극…CJ 토월극장 5월12일~6월4일
박호산 배우(예술의전당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정통 고전 명작 '오셀로'가 내달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연극 '오셀로'의 주연은 박호산이다. 2005년 예술의전당 정통연극 '아가멤논'에서 주인공 아가멤논 역으로 발탁된 후 18년 만에 토월정통연극 무대에 선다.

박호산은 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VIP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귀가 얇고 경박한 오셀로가 아니라, 외국인(무어인)으로 장군의 지위에 오를 만큼 현명한 인물인 오셀로가 악당 이아고에 속아 몰락하는 극적인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작품에서 그려진 모습과는 달리 오셀로는 통솔력이나 전투력이나 사회적 지위로 볼 때 남의 말을 쉽게 믿을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아고가 그런 오셀로를 쉽게 속이지 못한 것으로 그렸을 때 이아고의 캐릭터가 더 단단해지고, 이와 더불어 오셀로 역시 캐릭터가 더 단단해지는 '윈-윈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즉, 현명하고 냉철하고 주관적인 판단력을 지니고 사람을 잘 안 믿을 것 같은 지휘관인 오셀로가 남의 말을 믿고 무너지는 반전적인 모습이 오히려 관객들에게 더 큰 느낌과 공감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박호산은 원작의 대사를 바꿔서 이러한 오셀로를 그리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대사 그 자체보다는 대사를 말할 때 배우가 표현하는 뉘앙스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같은 말이라도 그것이 억양에 따라 칭찬이 될 수도, 비아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예를 들며 대사의 뉘앙스로 등장인물들 사이의 고도의 심리전을 표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재해석을 통해 오셀로를 이아고에게 끌려다니는 인물이 아니라 이아고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인물로 그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공연 준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셰익스피어 작품의 대사가 '문어체'라는 점을 꼽았다. 이 때문에 원작 대사의 직역된 번역을 기본으로 이에 대한 수차례의 교정을 통해 원작의 느낌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의 관객들이 들었을 때 어색하게 들리지 않게 하고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산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이미 스토리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줄거리 전개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특히 이번 작품은 캐릭터의 재해석이나 대사의 뉘앙스 등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대사를 수정하기보다는 오늘날 시대적 상황에서 관객들이 듣기에 불편할 수도 있는 표현이나 수식 등을 많이 덜어내는 작업도 거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극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라고 밝혔다. 연극 공연은 설령 1인극(모노드라마)이라 할지라도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배우는 물론 연출, 스태프, 그리고 관객까지도 모두 참여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산은 그동안 연극과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전 장르에서 종횡무진 활약, 대중적 인지도까지 쌓으며 베테랑 명배우로 성장했다. 그러한 그가 다시 고전으로 돌아와 연극 '오셀로'에서 인간 내면의 섬세한 감정 변화들을 어떻게 관객에게 전할지 주목된다.

'오셀로'는 다음 달 12일부터 6월4일까지 CJ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예매는 예술의전당 누리집과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으며, 중학생(2010년 포함 이전 출생자) 이상 관람 가능하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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