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행동주의펀드, LG 지분 5% 확보…취득 목적은?

‘일반투자 목적’…5%룰에 따른 공시
“의결권 및 주주로서 권리 행사하겠다”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실체스터인터내셔널(실체스터)이 자신들이 보유한 LG 지분이 전체 주식의 5.02%(789만6588주)로 집계됐다고 12일 공시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실체스터는 미국 대학, 연기금, 재단 등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실체스터는 지난 5일 ㈜LG 주식 4만7000주를 추가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8만4446원으로 매수 금액은 약 40억원이다. 이번 추가 매수로 인해 지분율이 5%가 넘자 공시한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대량보유 보고 의무(5%룰)에 따라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주주는 금융감독원에 보고(공시)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난해까지 ㈜LG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구광모 회장 및 특수관계인(최대주주)과 국민연금(2대주주) 뿐이었다. 

실체스터는 이번 지분 취득 목적을 '일반투자'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투자'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다만 공시를 통해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으로부터 위임받은 임무를 이행하는 취지에서 의결권의 행사 및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며 "배당의 증액을 요청하거나 회사 또는 기타 주주들이 제안하는 일체의 안건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가(家)가 상속재산을 놓고 분쟁이 일어난 시점에서 행동주의펀드가 지분을 확대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모친인 김영식씨와 두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올해 2월 구 회장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는 내용의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LG가(家)에서 재산이나 경영권과 관련해 다툼이 벌어진 건 1947년 창업 이래 처음이다.

한편, 실체스터의 지분 확대 소식에 이날 LG 주가는 전날보다 9.48% 상승한 9만35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9만8000원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일부 소액주주는 실체스터가 LG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며 주주가치 제고 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체스터는 2000년대 중반 일본 지방은행에 투자하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경영진에 실적 부진에 대해 압박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