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덕아웃에 등장한 한마디 문구, 범인 찾기 소동→사령탑의 한마디 "지금은 공보고 공칠 때"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2차전에 앞선 삼성 측 덕아웃. 보드에 적힌 한 마디가 눈길을 끌었다.

'두려움 없이 닥공'. 강조를 위해 빨간 줄로 박스까지 쳤다.

미디어 브리핑 차 덕아웃으로 들어오다 이 문구를 발견한 삼성 박진만 감독은 '감독님께서 쓰셨느냐'는 질문에 "모르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문구를 누군가 잘 써놨네"라며 웃었다.

박 감독은 "지금은 공보고 공치기를 해야할 때"라며 "너무 잘 하려고 의식하면 더 위축되는 것이 야구"라며 최근 살짝 주춤하고 있는 타자들에 대한 안쓰러움을 표했다.

삼성 타선은 2할2푼6리로 10개 구단 최하위 팀 타율을 기록중이다. 최근 5연패에 최근 3패는 1점 차 패배였다.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는 셈. 너무 잘해야 한다는 정신적 부담감도 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브리핑을 마치고 들어가며 박진만 감독은 "이병규 수석이 이렇게 글씨를 잘 쓰지는 않을텐데"라며 누가 쓴 글귀인지 궁금해했다.

글귀의 주인공은 고참 포수 강민호였다.

"부담 가지지 말고 타석에서 자기 타격을 하자"는 취지로 훈련 시작 전에 적었다고 밝혔다.

이원석 구자욱과 함께 삼성 타선을 이끌고 있는 주역. 7경기 3할4푼8리의 타율에 2홈런, 5타점. 전날인 11일 대구 SSG전에서도 3-4로 뒤진 6회 오원석을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날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선수. 딱 봐도 현재 타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겨우내 혹독한 훈련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 선수들. 지나치게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공격활로를 막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삼성에 필요한 것은 박 감독의 말 처럼 공 보고 공치기다. 조금 더 단순해져야 한다.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 닥치고 공격이 필요한 시기. 이 문구는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5연패 탈출에 성공 여부와 타선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는 12일 SSG전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