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리포트 쏟아지자 … 에코프로 광풍 주춤
하루 16.8% 내려 64만원대로
그룹株 주가도 일제히 하락
개미들 올해 1조넘게 순매수
"너무 먼미래 이익 미리 반영"
목표가 하향 보고서 잇따라
개인투자자의 폭발적인 매수와 함께 주가가 폭등했던 에코프로 그룹주가 12일 급락했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의 높은 성장성을 고려하더라도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좀처럼 매도 리포트를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들이 잇달아 현 주가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면서 사실상 매도 추천을 쏟아낸 것도 한몫했다.
이날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2만9000원(16.78%) 떨어진 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도 각각 6%, 10%가량 하락했다. 이날 급락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서만 에코프로 주가는 572%나 올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 역시 올 상승폭이 각각 211%, 57%에 달한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그룹은 지주사인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양극재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비엠과 환경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이 상장돼 있다.
올 들어 2차전지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터리 소재 중에서도 양극재 기업들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높고 배터리 원가에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에코프로 그룹주들이 폭등했다. 이날 종가 기준 에코프로그룹의 시가총액은 44조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시총 8위인 현대차를 넘어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불과 2~3개월 동안 주력 계열사 주가가 한꺼번에 급등하면서 지난 11일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보유한 그룹사 지분 평가액은 3조8587억원(11일 종가 기준)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2조2351억원),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3조2403억원)을 뛰어넘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에코프로의 현재 시총은 5년 후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섰다"며 "(에코프로는) 위대한 기업이나 현재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에 대한 실적 예측은 최장 5년 정도까지 가능한데 이미 현재 주가가 예상 가능한 5년간의 모든 가치를 더한 수준을 넘었다는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목표가 하향도 잇따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26만5000원으로 상향했지만 이는 현재 주가(27만6000원)보다 낮은 것이다.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교보증권은 목표주가를 28만원으로 올렸지만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바꿨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전 세계 2차전지 셀·소재 업종 내 가장 높은 멀티플을 적용받고 있어 지금은 분명 오버슈팅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목표주가를 대거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0일 에코프로비엠 투자등급을 '비중 축소'로 제시하며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에코프로 그룹주 급등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에코프로 주식을 1조164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에코프로비엠은 7553억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66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에코프로 그룹주에 대해 순매도로 일관했고 이렇게 쏟아진 주식을 모두 개인투자자가 사들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단기간 주가가 급등해 주가 급락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투자하는 개인들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한편 에코프로 그룹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달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는 등 상장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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