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0대女 납치·살인 배후 신상공개...유상원·황은희 부부

강남 여성 납치·살인 사건의 배후로 구속된 유상원(50)·황은희(48) 부부. 연합뉴스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부부의 신상이 공개됐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유상원(50)·황은희(48) 부부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사전에 범행을 공모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유사한 범죄에 대한 예방 효과 등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를 야기한 피의자와 관련, 증거가 충분할 경우에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사실혼 관계인 유상원·황은희는 이경우(35·구속)로부터 피해 여성 A씨(48)를 납치·살해하고 가상화폐를 빼앗자는 제안을 받고 이에 동의, 범행에 적극 개입한 혐의(강도살인 교사)로 구속된 상태다. 

구속된 황대한(36)과 연지호(29)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주택가에서 A씨를 납치한 후 가상화폐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황대한으로부터 비밀번호를 전달받은 이경우는 유상원과 함께 지난달 30일 오전 1시께 용인의 호텔에서 비밀번호로 A씨의 계좌를 조회하기도 했다. 

또 유상원은 황대한과 연지호가 A씨를 살해한 다음 날 오후 이경우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이경우는 유상원에게 황대한, 연지호의 도피 자금 명목으로 6천만원을 요구했다. 이에 유상원은 “당장 그런 돈을 구할 수 없다. 배를 알아보라”며 밀항을 제의한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황은희는 범행 후 이경우의 아내 B씨를 만나 휴대전화를 없앨 것을 요구했고 B씨는 휴대전화를 부쉈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황대한·연지호가 피해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우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조사 결과, 유상원과 황은희는 이경우에게 지난해 9월 착수금 명목의 2천만원 등 모두 7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이들의 금융 거래 등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9월 부부의 계좌에서 7천만원이 빠져나갔고 같은 해 9월 이경우의 부인 계좌로 2천695만원, 10~12월까지 1천565만원이 입금됐다. 

이경우는 대학 동창인 황대한에게 A씨의 납치·살해를 제의하며 유씨 부부에게서 받은 돈 중 1천320만원을 줬다. 황대한은 이 돈으로 범행에 사용한 대포폰, 렌터카, 청테이프, 고무망치, 케이블타이, 주사기 등을 구입했으며 연지호에게 범행을 제안했다. 

경찰은 유상원·황은희 부부가 가상화폐 P코인 투자를 둘러싸고 A씨와 각종 민·형사상 소송을 벌이는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A씨를 납치·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오는 13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