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첫 교섭단체 회동서 `양곡법·간호법` 합의 불발(종합)

12일 김진표 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
합의없는 빈손 회동…與 "절차대로" 野 "여당 협조해야"
‘양곡법 재의·간호법·의료법 상정’ 놓고 이견차만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여야 원내대표는 12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양곡관리법 재표결·간호법 제정안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의견을 나눴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떠났다. 쟁점 법안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여야의 갈등 지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재옥(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 의장과 회동했으나 쟁점 법안 간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날 회동은 지난 7일 윤 원내대표 취임 후 여야가 처음으로 현안 논의를 위해 만난 자리다.

박 원내대표는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 표결과 간호법 제정안 처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원내대표는 “‘통상적인 입법 절차’에 따른 법안 처리 방법을 함께 노력해서 찾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 모두발언에서 “국회 입법권을 의장과 우리가 잘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셨는데 매우 유감이고 아쉽다”며 “여당이 야당 목소리를 잘 경청해서 이해관계자 조정하는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예고대로 간호법·의료법 등의 법안은 여야 합의로 상임위원회에서 처리해서 올라갔기 때문에 절차를 지켜서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내일 (본회의에서도) 그런 입장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현재 여야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쟁점 법안 처리에 대해 국회가 성숙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당으로서 어떤 자세를 갖고 임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직회부가 계속 늘어나고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얼마나 불편을 줄지 걱정이 많이 된다. 남은 1년 동안 우리가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여야가 결국 공멸할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민주당의 강행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가장 큰 쟁점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다시 넘어온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 표결이다. 양당 모두 양보 없는 평행선만 달리는 상황이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이 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해 사실상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재의 표결을 강행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민생’을 막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 된 간호법 제정안·의료법 개정안 등도 여전히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료 현안 민·당·정 간담회에서 간호법 명칭을 ‘간호사 처우법’으로 변경하는 등 중재안을 마련했다. 민주당과 대한간호협회에서 “새로울 것이 없는 중재안”이라며 여당의 중재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의장이 여야의 협치를 우선 주문한 상태에서 양곡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의료법 개정안 등의 본회의 상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는 “최근 많이 늘어난 본회의 직회부 상정 법안 내용을 보면 상임위나 법사위에 계류돼 있어도 상임위 간 협의하면 양당 간 합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최대로 여야가 합의해 국민 70~80%가 그만하면 됐다고 하는 합의안을 만들도록 더 많이 대화하고 소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상원 (priz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