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문제 해결하려면 대학 서열화 아닌 차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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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와 대학 서열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학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열화는 어느 조직에나 좋지 않습니다."
이승섭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1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교육이 없는 나라'(세종)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입시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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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입시와 대학 서열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학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열화는 어느 조직에나 좋지 않습니다."
이승섭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1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교육이 없는 나라'(세종)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저자는 KAIST에서 학생처장, 입학처장, 교학부총장을 지내며 입시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책은 그런 그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입시를 꼽았다. "교육은 없고 대학 입시만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입시가 어려워지면서 학생들은 점점 사교육으로 내몰리고 있다.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연간 학원비가 1천만원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입시의 폐해는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준다. 고교 때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대학 이후 공부를 등한시하면서다.
이 교수는 책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성인의 인지 능력이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의 생산성과 효율성의 저하는 그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교 때의 '반짝 공부'가 아닌 대학 이후부터의 '진짜 공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고3 때가 아니라 대학 때 열심히 공부해야 해요. 중·고교 때는 행복하게 학창 시절을 보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서열화보다는 대학별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고교 때가 아니라 대학 때 공부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일렬종대로 서열화된 대학들을 '연구 중심 대학' '교육 중심 대학' '혼합형 대학' 등으로 차별화하고, 각각의 역할과 기능에 맞게 발전할 수 있도록 교육 정책을 수립, 국가 지원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지게 하자고 주장했다.
또한 입시에서도 문제를 쉽게 내 대학 입학의 문턱을 낮추고, 학생들이 진짜 공부는 대학원에서 할 수 있도록 이끌자고 제안했다.
그는 "1등을 뽑아서 1등을 만드는 게 좋은 대학은 아니다"라며 "50등을 뽑아서 1등을 만드는 게 좋은 대학"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학벌사회지만 그 벽은 이미 균열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가 몸담은 KAIST만 해도 명문대 출신이 아닌 교수들이 많이 임용되고 있다고 했다. 학벌 사회의 정점에 있는 교수 사회만 해도 그런 변화가 일어나는데 일반 기업체에서의 '학벌 균열'은 더욱 촉진되고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학벌주의는 점점 깨지고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면 그런 경향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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