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악몽 벗어나나…"LG화학 목표가 100만원"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4. 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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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사업 영업익 8배 늘어
첨단소재 사업가치 32조 넘어
LG엔솔 지분 81.8% 보유
연결기준 실적반영도 긍정적
LG엔솔 분할후 급락한 주가
외국인 매수 몰리며 80% 반등

LG에너지솔루션 분할로 한때 주가가 급락한 LG화학이 분할 전 주가 수준 회복에 나섰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면서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LG화학의 목표주가로 과거 최고점 수준인 100만원을 제시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최근 2차전지(배터리)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LG화학 핵심 사업부문인 첨단소재의 경쟁력이 부각받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첨단소재 사업의 이익 수준은 직전 분기 대비 8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종속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LG화학의 연결 기준 실적으로 함께 잡힌다는 부분도 주목할 사항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주가는 올해 들어 31% 급등했다. 2022년 3월 저점 이후로는 80% 반등했다. 이 같은 반등은 지난 물적분할 이후로 주가가 나락에 빠져들었던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LG화학은 2020년 9월 물적분할을 결정했고 그해 12월 분할을 단행했다.

물적분할 충격에 당시 주가는 61만원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가다 작년 3월엔 43만원대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1년 전을 저점으로 LG화학은 큰 폭의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LG화학 주가를 견인하는 건 외국인투자자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LG화학 주식을 209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LG화학 주가가 상승 동력을 얻은 건 성장성이 높은 2차전지 업종과 관계 있는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LG화학 첨단소재 사업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산업의 기술 변화에 맞춰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을 맡고 있다. 시장이 주목한 건 양극재, 분리막 등 2차전지와 관련된 전지 재료다. LG화학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수출과 내수를 포함한 매출액은 2020년 2조5475억원에서 2022년 3조4351억원으로 급증했다.

알짜 사업인 2차전지를 물적분할로 떼어냈지만, 소재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단시간 내에 키워낸 것이다.

분기별 첨단소재 사업부문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18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 1540억원, 4분기 2370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기준 사업부문별 영업이익률은 첨단소재가 11.6%로 생명과학(8%), 석유화학(4.9%) 등 타 사업부문을 웃돌았다.

증권 업계에서는 LG화학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전지 사업(LG에너지솔루션 지분 반영)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사업가치가 32조2960억원으로 전지 사업부문(32조9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봤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석유화학 부문(6조9910억원)의 4배 이상이다. 생명과학, 팜한농 사업부문의 기업가치는 2조원가량으로 추정됐다.

분할로 떼어내긴 했지만 여전히 LG화학은 지분 81.8%를 보유하며 LG에너지솔루션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고성장할수록 지분이 반영돼 LG화학의 연결 기준 실적도 개선된다. 현재 LG화학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 비중은 50%가량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향후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에 반영되면 LG화학의 연결 실적도 자연스레 상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 업계에서는 LG화학의 목표주가로 직전 최고점(105만원)에 근접한 10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향된 LG에너지솔루션 영업가치 전망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11% 상향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추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75배로 추정된다. 지난 20년 동안 LG화학의 PBR이 최소 1.1배, 최대 3.73배 밴드 사이에서 움직였다는 걸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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