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링' 작가 참여 '옥수역 귀신', 클래식 공포영화 인기 되살릴까(종합) [N현장]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옥수역 귀신'은 클래식한 공포 영화의 인기를 되살릴 수 있을까.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옥수역 귀신'(감독 정용기)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용기 감독과 배우 김보라, 김재현, 신소율이 참석했다.
'옥수역 귀신'은 옥수역에서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자 특종을 감지한 기자 나영이 취재를 시작하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공포와 맞닥뜨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호랑 작가가 그린 공포 웹툰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며 공포 영화 '링'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각본가 다카하시 히로시가 각본에 참여했다.
김보라가 옥수역에서 특종을 감지한 기자 나영 역을 맡았고, 아이돌그룹 엔플라잉의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김재현이 옥수역에서 귀신을 목격한 공익근무요원 우원을 연기했다. 또한 더불어 신소율이 옥수역을 배회하는 의문의 여자 태희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는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링'과 같은 클래식한 공포 영화 스타일을 표방하고 기획된 작품이다. 영화 '인형사'(2004)와 '가뭉늬 위기-가문의 영광2'(2005) 등의 작품을 연출한 정용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 감독은 "영화 '링'의 분위기가 많이 난다"는 이야기에 "('링' 스타일을 표방한 것이)장점이자 단점이 됐다, 내게 주어진 숙제였다"며 "그 당시 유행했던 영화들을 약간 재해석 해야곘다는 생가을 해서 초반의 1/3은 일본 작가의 사나리오처럼 진행된다, 그리고 후반부는 다르게 진행된다, 기존 일본 공포 영화의 색깔을 지우는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다카하시 히로시 작가의 터치가 들어갔지만,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은 호랑 작가가 그린 동명의 단편 공포 웹툰이다. 호랑 작가의 웹툰은 2009년 실제 있었던 한 남성의 투신 자살에서 비롯된 괴담을 모티브로 했다. '어떤 남성이 옥수역에 혼자 있던 중 취한 듯한 여성을 보았고, 알고 보니 그 여성이 귀신이어서 남성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내용의 괴담이다.
정 감독은 "옥수역에 우물이 많았다고 한다, 우연히, 자료조사를 해보니 옥수역 주변에 우물이 많았어서 그것을 참고로 했다"며 영화 속 등장하는 옥수역의 우물에 신빙성이 있음을 밝혔다. 또한 "원작이 워낙 이미지가 쇼킹했고, 그런 것이 나에게는 도움이 됐으면 됐지, 불리하지 않을 것이다, 원래 스토리가 없어서 그 스토리를 만들어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애기를 하면 '옥수역 귀신'이라는 작품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배경은 '옥수역'이지만, 실제 옥수역에서 촬영은 하지 못했다. 촬영 시기가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 선언이 내려진 때라 촬영 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촬영지는 부산에 있는 지하철 역이다. 정 감독은 "너무 신기한 게 부산에서 4일간 지하철 분량을 찍었다, 지하철 분량 찍은 다음날에 대한민국의 모든 촬영장에서 지하철 촬영이 불허됐다, 하루만 늦었더도 못 찍을 뻔 했다"고 후일담을 밝혔다.
감독도 배우들은 모두 입을 모아 "공포 영화를 잘 못 본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데뷔작 '인형사'로 공포 영화 연출을 경험한 정 감독은 "나는 공포 영화를 못 본다, 데뷔작을 찍을 때 일본 영화들이 많이 유행하는 때여서 '주온' '링' 같은 것들을 레퍼런스로 봤다, 그 자료를 밤에 못 보고 대낮에 사무실에서 문 다 열어놓고 사람들 다 있는 상황에서 자료를 볼 정도로 겁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그 당시에는 그랬는데 나이가 먹다 보니 그 말이 맞다, 나이 먹으니 겁이 없어진다, 그래서 공포 영화가 다시 보이게 됐다, 어떻게 보면 공포영화가 판타지다, 극단적인 스토리 전개를 통해서 거기서 얻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그걸 통해서 얘기하는 주제가 명확하다, 공포 영화가 어떤 주제를 표현하고자 할 때 좋은 장르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김재현은 "나는 공포 영화를 잘 못 본다, 굉장히 무서웠었는데 그래도 배우 분들과 같이 있어서 하나 보다 둘이 낫다고 둘 이상이 있으니까 무서움이 덜했다"면서 역시 공포 영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을 알렸다.
더불어 그는 "첫 스크린 출연작이 '옥수역 귀신'이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배우들과 스태프 여러분들이 내가 부족한 부분, 모르는 부분을 하나하나 알려주시면서 보여주시면서 맞춰 나아가서 나의 첫 작품이자 많은 공부가 된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신소율은 이번 작품에서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맡아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그는 ""캐스팅 제안을 받고 대본을 봤는데 '옥수역 귀신'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을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저더라"며 "그 장면 때문에 고민했는데 감독님과 얘기 나누며 대역 없이 스스로 해낸 것에 만족한다, 영화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분장하고 화장실에서 거울 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김보라는 열혈 기자를 연기 위해 특별한 모델을 두지 않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초년생이라 서툰 이미지가 반영됐으면 더 괜찮지 않을까 했다, 날 것으로 보이기 위해서 참고한 인물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용기 감독은 이번 영화에 예상하지 못한 여러 의미들을 담아내기도 했다. 공포 영화에서 관음의 대상으로 여성 피해자들이 사용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갖고 있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 관습에 변화를 주는 방식을 택했다. 정 감독은 "기존 모든 공포영화를 보면 피해자들이 여자다, 여러분들이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영화 내에서 남자만 죽는다, 여자가 죽지 않는다"며 "공포 영화에서 여자가 피해자로 죽어갈 때마다 여성을 대상화해서 관음할 수밖에 없다, 여성이 느끼는 공포를 어떻게든 (다른 시각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바꿔보고 싶었다, 의도적으로 시나리오를 바꾸면서 피해자를 남자로 다 바꿨다"고 밝혔다.
더불어 "영화 내에서는 남자만 죽이자, 정형성을 탈피해보자 했다, 표현에서도 이게 다양한 장르 섞어보고 싶었다, 앵글도 할리우드 복고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했고 해서 그런 면들이 공포영화가 타 장르보다 표현하기 쉬운,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장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내용 속에는 아동 관련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담은 요소들도 있다. 정 감독은 "(아동 관련 사건들로 희생당한 피해자들이)기억됐으면 좋겠어서 극중 아이들의 입소 날짜를 부천여고생 사건이라든지 하는 사건들의 날짜로 숨겨놨다, 나중에 기억되는 부분이 있을 때 그런 것도 같이 기억될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넣었다"고 밝혔다.
한편 '옥수역 귀신'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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