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대 사수하자"…'강릉 문화재 지키려 사투 벌인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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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강원 강릉 일대를 휩쓴 화마(火魔) 속 경포대 등 지역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공무원들이 사투를 벌였다.
이에 강원도 문화관광국과 강릉시청 공무원들은 즉시 경포대로 달려가 현판 7개부터 떼어내기 시작했다.
이날 '경포대 사수작전' 외에도 지역 문화재를 지키지 위한 공무원들의 사투는 곳곳에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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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에도 '상영정' 잃자 허탈…호혜정은 피해 없어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지난 11일 강원 강릉 일대를 휩쓴 화마(火魔) 속 경포대 등 지역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공무원들이 사투를 벌였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강릉 난곡동의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초속 30m의 강풍을 타고 경포도립공원 인근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경포도립공원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가 위치한 곳이다.
성인 남성도 제대로 서 있지 못할 강한 바람을 타고 전진한 화마는 곧 경포대를 덮칠 것만 같았다.
이에 강원도 문화관광국과 강릉시청 공무원들은 즉시 경포대로 달려가 현판 7개부터 떼어내기 시작했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46호이자 관동팔경(關東八景) 중 하나인 경포대에는 율곡 이이가 10세 때 지었다는 '경포대부' 현판 등 조선시대 명필의 현판이 남아있다.
공무원들은 떼어난 현판을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겼다. 또 경포대를 화마에서 구하기 위해 등짐펌프를 메고 살수작업을 실시했다.
불길이 경포대 100~150여m 앞까지 다가오자 공무원들과 진화대원은 더욱 사력을 다해 물을 뿌려댔다.
경포대를 위협하던 화마는 진화차량까지 합세, 진화자원이 총동원된 끝에 겨우 물러갔다.
강릉시 관계자는 "강릉을 대표하는 문화재인 경포대만은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사력을 다해 진화작업에 나섰다"며 "경포 인근 관광자원이 훼손된 가운데, 경포대만이라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포대 사수작전' 외에도 지역 문화재를 지키지 위한 공무원들의 사투는 곳곳에서 이어졌다.
경포호 주변 비지정 문화재인 상영정(觴詠亭)을 구하기 위해 강릉시 공무원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살수작업을 벌였다.
이 같은 공무원들의 사투에도 빠르게 번지는 불길에 상영정은 결국 화마에 소실, 진화에 나선 공무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화마로 상영정과 사찰 인월사가 전소되고 강원도 유형문화재 50호 방해정(放海亭) 일부가 소실됐다.
다만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호해정과 경양사 등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산불은 지난 11일 오전 8시20분쯤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발생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 530개에 이르는 산림 379㏊가 잿더미가 됐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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