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1조대 결손” 또 거짓 ‘지라시’… 뱅크런 전 일벌백계합시다
12일 오전 대형 저축은행 2곳에 대해 ‘(긴급) PF 1조원대 결손 발생. 지급정지 예정, 잔액 모두 인출 요망”이라는 소위 ‘지라시’가 돌았습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체율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소문이 사실이라면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었습니다. 금감원에 바로 확인해보니 “이들 저축은행은 BIS 자기자본 비율이 규제를 크게 웃돌고,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이 예상된다”면서 “해당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해당 저축은행들도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과 접촉해본 결과 관련 내용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등 사실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고발 조치 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 당국과 해당 저축은행들이 이렇게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처럼 순식간에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1983년 문을 열어 40년을 버텨 온 SVB가 무너지는 데는 40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18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는 공시 이후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퍼지며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대거 빼내는 ‘뱅크런’이 일어났고,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지난달 토스뱅크도 비슷한 이유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토스뱅크는 연 3.5% 금리를 가입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상품이 예금을 맡기는 즉시 이자를 지급한다는 점에서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하게 고안한 상품이 아니냐는 의혹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습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나선 다음에야 루머는 잦아들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은행 업무 보는 데 반나절은 족히 걸렸겠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덕분에 단 몇 분이면 업무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쓴 메시지 하나가 멀쩡히 잘 운영되는 금융회사를 순식간에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게 됐습니다. 누가, 왜 허위 사실을 퍼뜨렸는지 철저하게 밝혀 다시는 거짓에 대한민국 금융이 휘둘리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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