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은 삼성전자가 했는데, 주가는 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더 뛰었다

권순완 기자 2023. 4. 12. 17: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발표 이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주가가 삼성전자보다 더 많이 올랐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재주는 곰(삼성전자)이 부렸는데, 돈은 왕서방(경쟁 업체들)이 버는 셈”이라는 말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감산 추진’을 발표한 이후 12일까지 4거래일간 주가가 5.9%가량 상승했다. 감산으로 반도체 재고가 줄어들면 향후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띄운 것이다. 같은 기간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 업체인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은 7.8%로 삼성전자보다 높았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도 이 기간에 각각 8.6%, 9.2%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의 반도체 부문 의존도가 삼성전자보다 더 높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스마트폰과 가전 등 비(非)반도체 부문 매출액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은 반도체 이외에 다른 품목이 거의 없는 순수 반도체 기업에 가깝다. 감산 소식에 주가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크리스토퍼 데인리 시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번 삼성전자 감산에 대해 “부활절(지난 9일) 토끼가 마이크론에 가져다준 선물”이라고 비유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현상이 여러 번 반복됐다. 하나증권이 분석했더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반도체를 감산했던 3개 연도(2008년, 2016년, 2019년)에 SK하이닉스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115%로, 삼성전자(55%)의 두 배 이상이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전반적으로 감산을 선언한 올해도, 삼성전자보다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전문 기업들의 주가가 더 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