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예상됐던 인천의 부진은 불운 탓?
유독 이변이 많은 올해 프로축구에선 인천 유나이티드의 추락도 눈길을 끈다.
실리축구를 표방하는 인천은 올해 강등권 직전인 9위까지 추락했다. 아직 6경기만 치른 시점이라지만 지난해 이 시기 2위로 승승장구했던 터라 아쉬움이 크다.
인천이 개막 전 예상에선 넉넉히 6강에 오를 후보로 손꼽힌 터라 더욱 놀랍다.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따낸 전력을 잘 유지한 상황에서 최고의 크랙 제르소와 K리그1 최우수선수(MVP) 후보 신진호까지 데려왔으니 당연한 얘기였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기대했던 득점은 바닥(5골)에 가깝고, 짠물 수비는 최다 실점(12)이라는 불명예에 휩싸였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생존왕’이라는 꼬리표가 다시 붙을지 걱정될 지경이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결과를 만들지 못해서 아쉽다”며 한숨을 내쉰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조 감독이 한탄하는 결과가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 여지가 높다는 사실이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가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인천이 유독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는 흔적이 보인다.
먼저 인천이 6경기에서 누적된 기대득점(xG)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천은 슈팅 별로 골이 들어갈 확률을 계산해 산출하는 이 지표에서 무려 9.5골(전체 1위)이 기대됐다.
그런데 실제 득점은 단 5골(공동 9위)이니 4.5골을 손해본 셈이다. 인천은 ‘기대득점-득점’ 항목에서 12개 팀 가운데 가장 큰 손해를 본 팀이다. 인천의 골 결정력이 낮다는 분석과 함께 운이 없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인천이 실점에서도 불운이 겹친 게 흥미롭다. 스리백이 기반인 인천은 기대실점(xGA)이 6.4골(최저 3위)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실제 실점은 12개팀 최다인 12골에 달했다.
만약 인천이 기대했던 득점이 모두 터졌고, 실점은 평균치만 내줬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인천이 안방에서 3-3으로 아깝게 비긴 대전전은 4-2 승리가 가능했다. 나머지 경기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한다면 6경기 승점은 현재 5점이 아니라 11점으로 바뀐다. 골득실은 -7에서 +3이 된다.
인천은 16일 아직 승리가 없는 유이한 팀 중 하나인 강원FC를 만난다. 강원 역시 득점에서 불운에 시달리는 팀인데, 누가 더 불운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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