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투자사 지분 5%돌파에 LG 주가 9%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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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003550)그룹 오너가에 상속 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주요 주주로 깜짝 등장하면서 LG 주가가 들썩였다.
'만년 저평가'에 갇힌 LG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제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행동주의 펀드가 LG 오너 간 경영권 분쟁 시 한쪽 편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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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업용 자산매각 제안 등 가능성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 매수 자극
LG(003550)그룹 오너가에 상속 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주요 주주로 깜짝 등장하면서 LG 주가가 들썩였다. ‘만년 저평가’에 갇힌 LG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제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행동주의 펀드가 LG 오너 간 경영권 분쟁 시 한쪽 편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12일 LG는 9.48%(8100원) 급등한 9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240억 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10억 원, 140억 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거래량은 148만 8797주로 전날보다 5배(392%)가량 급증했다.
주가 급등은 영국계 투자회사인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이 이달 5일 기준 LG 주식 789만 6588만 주(5.02%)를 보유하고 있다고 이날 공시한 것이 불씨가 됐다. 실체스터는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로 밝혔다.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목적은 아니지만 배당 확대나 비영업용 자산 매각,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안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실체스터의 과거 주주 활동 사례를 고려할 때 LG에도 행동주의 투자 성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2011년부터 KT(030200)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던 실체스터는 2020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전환하며 공격적인 주주 행동에 나선 바 있다. 일본에서는 영국계 ‘큰손’으로 통하며 일본 지방은행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에 퇴진 압박을 넣기도 했다.
행동주의 투자 명분도 충분하다는 것이 금융투자 업계의 시각이다. LG의 자본 배분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제기된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가 보유 중인 현금만 2조 원이 넘지만 성장을 위한 투자나 배당 확대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실체스터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주주 제안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체스터의 지분 확대가 LG 오너 일가의 상속 분쟁이 가열되는 시기에 이뤄진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모친 및 두 여동생과 상속 관련 법적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주총 등에서 실체스터의 의결권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LG 측은 일단 실체스터가 2018년부터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며 상속 분쟁과 연결될 여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LG의 한 관계자는 “장기 투자자가 지분을 늘린 것일 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며 “주주 제안이나 비공개 대화 제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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