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머무는 ‘황사’…미세먼지도 고농도로 ‘최악’
북서풍을 타고 한국에 유입된 황사가 14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전국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기상청은 11일부터 중국 내몽골고원 등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황사는 14일 오전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다만 국내 영향 범위와 농도 수준, 그리고 지속시간은 기류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의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71㎍/㎥까지 치솟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국내 대기환경기준(24시간 평균 100㎍/㎥)의 2.7배가 넘을 정도로 올라간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12일 오후 3시 현재 국내 주요지점의 1시간 평균 PM10 농도는 백령도 312㎍/㎥, 울산 309㎍/㎥, 북격렬비도 306㎍/㎥, 서울 303㎍/㎥, 흑산도 303㎍/㎥, 고산 286㎍/㎥, 안동 231㎍/㎥, 속초 228㎍/㎥, 천안 227㎍/㎥, 광주 204㎍/㎥ 등이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시도별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충남이 291㎍/㎥로 가장 높고, 인천이 288㎍/㎥, 경기 283㎍/㎥, 서울이 274㎍/㎥으로 수도권 지자체들이 뒤를 이었다.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지자체는 경남 154㎍/㎥이었다. 제주에서는 오전 9시 제주시 애월읍 측정소의 미세먼지 농도(1시간 평균)가 828㎍/㎥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매우 나쁨’ 수준의 하한선인 151㎍/㎥의 5.4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국내에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겨울 몽골 고비사막, 중국 내몽골고원과 만주 등 황사 발원지에 눈이 적게 내리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황사가 발원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황사로 인해 13일에도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이겠고, 14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14일 수도권·강원권·충북·울산·경북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 대전·세종·충남·호남권·부산·대구·경남·제주권은 오전에 ‘나쁨’ 수준까지 농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황사는 14일 비가 온 뒤에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4일 오전 제주도와 전남 남서해안에 비가 시작되겠고, 오후에는 그 밖의 전라권과 경북권 남부, 경남권까지, 밤에는 충청권 남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예보했다. 이번 비는 15일 새벽까지 전국에 내리다가 낮에는 대부분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영서와 경북 북부에는 15일 늦은 오후까지, 강원 영동에는 밤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도 있겠다. 제주도는 14일부터, 남해안은 15일부터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20~60㎜(많은 곳 남부, 산지 80㎜ 이상), 남해안 10~30㎜, 전라권(남해안 제외), 경북권남부, 경남권(남해안 제외) 5~10㎜, 충청권 남부, 서해5도 5㎜ 미만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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