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공격수들의 역습? 초반 판도는 심상치 않다
K리그1에 2021년부터 시작된 국내 공격수들의 강세는 지난 시즌에도 이어졌다. 초반부터 다수 국내 선수들이 득점 랭킹 상위권을 점유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고, 이는 결국 2년 연속 토종 득점왕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이전 2년과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그 동안 주춤했던 외국인 공격수들의 대반격이 시작된 듯한 느낌이다.
12일 현재 K리그1 12개 팀이 6경기씩 치른 가운데 득점 랭킹 1위는 외국인 선수 3명이 공유하고 있다. 울산 현대의 전승 가도를 이끌고 있는 루빅손과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 하나시티즌의 티아고, 광주FC의 아사니가 4골로 가장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과는 많이 다른 행보다. 지난 시즌 같은 시점에서 득점 상위 5명 중 무려 4명이 국내 선수였다. 당시 김천 상무 소속이던 조규성(전북)이 4골로 선두를 달렸고 허용준(포항)과 임상협(서울), 고재현(대구)이 3골씩 넣어 그 뒤를 쫓았다. 외국인 선수들 중에는 울산 현대에서 뛰던 레오나르도(창춘 야타이)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잡이 무고사(비셀 고베)가 3골로 체면을 지켰다.
황의조(서울)와 조규성, 두 국가대표 공격수가 6라운드까지 1골, 그것도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으로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는 등 페이스가 주춤한 가운데 외국인 공격수들의 동반 선전은 2020년 주니오(당시 울산) 이후 맥이 끊긴 외국인 득점왕 가능성을 높인다. 뛰어난 동료들의 지원을 든든하게 받을 수 있는 루빅손,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지는 등 광주 공격을 온전히 이끄는 아사니, 한국 무대 2년차로 검증이 어느 정도 끝난 티아고 등 3명 모두가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는 나름대로의 ‘이유’들이 있다.
시즌은 아직 한참 남았기에 예단은 섣부르다. 지난 시즌에도 시간이 흐르면서 무고사가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득점 1위까지 올랐는데, 그가 일본 J리그로 이적하며 득점이 멈추고 나서야 다른 국내 공격수들이 따라잡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지난 시즌의 반대가 될 수 있다. 아사니와 티아고, 루빅손의 페이스가 좋은 것은 맞지만 이호재(포항)와 주민규(울산), 나상호(서울·이상 3골) 등 그 뒤를 쫓는 국내 공격수들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국가대표 황의조와 조규성의 페이스도 계속 바닥을 찍지는 않을 것이다. 시즌 종료 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득점왕을 두고 벌어질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의 자존심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이라는 점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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