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개 D·E등급 멀쩡한데 C등급 정자교는 붕괴참사…'부실점검' 논란 확산

김평석 기자 2023. 4. 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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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교량 189 개가 미흡(D등급) 또는 불량(E등급) 판정받았지만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반면, C등급 판정을 받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가 붕괴되자 부실관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해 정기 안전점검에서 정자교에 양호(B등급) 판정을 한 업체가 90일 동안 분당구 교량 68개를 모두 점검한 것으로 나타나 부실점검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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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점검서 정자교 '양호' 판정업체, 90일간 68개 교량 점검
시“인력·숙련도 따라 달라"…전문가"외관조사로 안정성 확인 못해"
경찰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4월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현장에서 합동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3.4.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성남=뉴스1) 김평석 기자 = 전국에서 교량 189 개가 미흡(D등급) 또는 불량(E등급) 판정받았지만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반면, C등급 판정을 받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가 붕괴되자 부실관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지난해 정기 안전점검에서 정자교에 양호(B등급) 판정을 한 업체가 90일 동안 분당구 교량 68개를 모두 점검한 것으로 나타나 부실점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분당구는 지난해 하반기 교량 정기점검 용역을 발주하면서 68개 교량을 90일 동안 점검하도록 했다.

용역업체는 지난해 8월 29일부터 11월 26일까지 정자교를 포함한 68개 교량을 대상으로 포장균열 및 망상파손, 배수구 막힘, 연석균열, 슬래브 균열에 대한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뉴스1이 확보한 분당구청의 ‘정자교 정기안전점검 결과표’에 따르면 당시 정자교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는 ‘중대결함은 없음’이었다. 또 정밀안전점검(긴급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지 않음’으로 기재돼 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 정기점검에서 중원구는 전체 35개 교량을 141일, 수정구는 전체 14개 교량을 71일간 점검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점검 항목이 같기 때문에 기간을 길게 했다고 세밀하게 살펴보고, 짧다고해서 소홀하게 확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투입된 인원수와 숙련도에 따라서도 검사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정자교 붕괴사고와 관련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부실점검 여부는 수사결과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4월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보행로 일부 구간과 난간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이 사고로 30대 여성 A씨가 숨지고 30대 남성 B씨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2023.4.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재훈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장(영남대 교수)은 “정기안전점검은 외관조사를 하는 것이다. 외관조사가 구조 안전성하고 직접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다. 속 안을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업체가 부실점검을 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며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정밀안전진단을 해야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정자교 인도교 붕괴 사고와 관련해 구청직원 및 교량관리업체 관계자들을 대거 소환해 조사를 벌이며 전방위적으로 수사해 나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사고당시인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 교량관리팀 소속 직원, 안전진단 및 보수점검 업체 등 5곳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구청 관계자들은 2021년2~5월 당시 정자교에 대한 안전정밀점검이 이뤄졌을 때 관련된 직원들이다. 경찰은 직원들을 상대로 당시 전반적인 정밀점검 과정과 보수작업 이후의 조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자교에 대한 정밀진단 및 보수를 시행한 업체 등 5곳 소속 관계자들을 상대로는 주어진 업무를 소홀하게 이행했는지 여부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말 전국의 도로교량 중 189 개가 미흡(D등급) 또는 불량(E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분당을)이 12일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설물·교량 안전진단 등급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D등급 이하를 받은 도로 교량은 2020년 142건, 2021년 186건, 2022년 189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들 도로는 현재 이용되고 있다

ad2000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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