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 전 대입전형에 의무 반영…현 고1부터 적용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3. 4. 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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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상담받는 수험생들 [사진=연합뉴스]
각 대학은 현재 고1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6학년도부터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뿐 아니라 수능위주 전형 등 정시 전형에서도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의무적으로 반영하게 된다.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대입 필수 반영 내용은 올해 8월 중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하는 ‘2026학년도 대입전형기본사항’에 포함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반영방식이나 기준 등은 대학별로 결정해 사전 예고할 예정이며 2025학년도 대입에서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전형에 반영할 수 있다.

또 중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 내려지는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전학(8호) 등 조치의 학생부 기록 보존기간은 졸업 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

정부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폭 사건을 계기로 11년 만에 학폭 근절 대책을 대폭 보완했다.

현재 보존기간이 만료되지 않아도 졸업 직전 심의를 통해 삭제할 수 있는 사회봉사(4호), 특별교육(5호),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조치의 심의요건도 강화한다.

졸업 전 해당 기록을 삭제하려면 심의 시에 ‘피해학생 동의 확인서’, ‘가·피해학생 간 소송진행 상황’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해 행정심판과 소송 남발을 예방하고 가해학생의 사과와 반성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기록 삭제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또 피해학생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2차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의 확인서는 반드시 전문가 입회 하에 받도록 매뉴얼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아울러 교원의 면책 조항을 강화해 학교가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교원이 학교폭력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고의·중과실이 없는 한 교원의 민·형사상 책임은 면제된다.

아울러 교원치유지원센터를 통해 법률상담을 제공하고 배상책임보험을 보장하여 교권을 보호한다. 학교폭력 책임교사의 부담을 덜기 위해 수업 경감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 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그간 학교폭력에 대한 안이한 온정주의로 인해 피해학생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학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무너져버린 교권도 강화해 학교폭력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 같은 엄정한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예방과 교정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학교폭력 피해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2년 이후 학생부 기록 보존기간이 지속적으로 완화돼 왔는데 이와 동시에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반비례적으로 늘어났다”며 “약화된 엄정주의를 균형 있게 복원함으로써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코로나로 잠시 주춤했던 학교폭력은 등교 재개 직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12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서울 소재 320개 고교의 학교폭력 심의·조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1년 심의건수는 622건으로 전년(412건) 대비 50%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2021년 2학기부터 초‧중‧고등학교가 전면 대면수업을 재개하면서 같은 해 언어폭력과 따돌림, 신체폭력, 성폭력 등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은 2021년 130건에서 2022년 225건으로 급격히 늘었으며, 따돌림도 7건에서 17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체폭력은 212건에서 263건으로 24.1%, 성폭력은 69건에서 88건으로 27.5% 늘었다.

최근 3년(2020~2022년)간 가해학생 전체 조치건수 420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4호 이상의 중대처벌은 1563건으로 집계돼 37.2%를 차지했다. 고교유형별로는 전체 조치건수의 59.0%가 일반고에서 나타났고, 특성화·마이스터고가 34.9%, 특목고·자사고가 6.1%를 차지했다.

<자료=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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