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F&F 사례로 보는 패션기업 가업승계 트렌드 “조용히 비상장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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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회사들이 가족 비상장사를 중심으로 가업 승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성모씨가 비상장사인 고려디앤엘의 지분 절대 다수를 갖게 된 것은 LF네트웍스가 보유중이던 LF 주식 180만6000주(6.18%)전량을 고려디앤엘에 넘기고 구성모씨가 고려디앤엘 지분을 매수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F&F홀딩스는 최근 블록딜 매매(시간외 매매) 형태로 지분 2.2%(86만3930주)를 가족회사 에프앤코로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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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증여세 절감에 효과적”
패션 회사들이 가족 비상장사를 중심으로 가업 승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식을 시가로 평가받아 증여세를 내는 것보다는 비상장사에 지주사 주식을 넘기고 비상장사의 지분을 확대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LF다. 최근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가 비상장사 고려디앤엘을 기반으로 그룹 지주사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성모씨가 행사할 수 있는 LF의 직·간접적 지분율은 8.65%다. 구성모씨의 개인 지분율 1.18%에 고려디앤엘 지분 7.47%를 합친 값이다. 현재 기준 LF의 최대주주는 구본걸 회장(19.11%)이다.
고려디앤엘은 지난해 7월 LF네트웍스에서 인적분할된 조경공사 및 관리 회사다. 고려디앤엘의 최대주주가 바로 구성모씨로 고려디앤엘의 지분 91.5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구본걸 LF 회장의 장녀 구민정씨(8.42%)가 가지고 있다. 사실상 구본걸 회장의 자녀들로 구성된 가족회사인 셈이다.
구성모씨가 비상장사인 고려디앤엘의 지분 절대 다수를 갖게 된 것은 LF네트웍스가 보유중이던 LF 주식 180만6000주(6.18%)전량을 고려디앤엘에 넘기고 구성모씨가 고려디앤엘 지분을 매수했기 때문이다. 이후로 고려디앤엘은 꾸준히 LF 주식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한 회계사는 “만약 LF의 주식 7.47%를 구본걸 회장에게 그대로 증여받는다면 최고세율을 적용받아 증여받는 주식의 절반 가량을 증여세로 납부해야 한다”면서 “고려디앤엘 주식을 매수할 때 손실 등을 감안하면 증여세보다 부담이 적었을 수 있고 이 회사가 성장하면서 LF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훨씬 더 승계에 용이하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고 했다. 고려디앤엘의 지난해 매출액은 252억원, 영업손실은 2억7000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LF 관계자는 “절차가 투명하고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 외 공시된 사항 외에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했다.
패션회사 F&F도 비슷한 경우다. 이 회사의 F&F홀딩스는 최근 블록딜 매매(시간외 매매) 형태로 지분 2.2%(86만3930주)를 가족회사 에프앤코로 매각했다. 에프앤코는 화장품 바닐라코의 법인으로 당초 F&F의 100% 자회사로 출범했지만 김창수 회장이 지분을 사들이면서 가족회사가 됐다. 김 회장 일가는 에프앤코 지분 88.96%를 가지고 있다.
지주사 지분을 갖고 회사로 매각한 것은 지주사 지분 대부분을 김창수 회장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창수 회장은 2.2%의 지분을 매각하기 전까지 F&F홀딩스의 지분 67.68%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장남인 김승범 상무의 지분율(6.7%)이나 김태영 대리의 지분율(6.13%)은 상대적으로 적다.
한 회계사는 “최고 증여세율 50%와 최대주주 지분 할증 20%까지 고려해서 김창수 회장이 가진 F&F홀딩스의 지분 대부분을 2세에게 넘긴다면 증여세만 30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나이가 62살로 젊은 편이지만 F&F의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F&F홀딩스의 지분 증여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009년 김창수 회장이 F&F 자회사인 에프앤코를 개인회사로 만들면서 F&F 주주들이 에프엔코의 수익에 불만을 제기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는데 사실 그 때는 화장품 로드샵의 실적이 좋았을 때라 크게 공감은 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그 당시 설명한 이유가 맞다면 그때의 미운오리새끼가 승계에까지 쏠쏠하게 도움이 되는 백조가 된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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