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불황에 중계무역 순수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

최정희 2023. 4.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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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IT업황 불황에 중계무역 순수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은 중계무역을 통해 거래되는데 중계무역 순수출은 무역수지 적자에도 상품수지를 개선시키는 효자 노릇을 해왔으나 그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그러나 IT업황 불황에 중계무역 순수출, 가공무역이 줄어들면 상품수지의 개선 정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중계무역 순수출 개선, 상품수지 흑자를 위해선 IT업황 개선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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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계무역 순수출 13.7억달러, 2년 9개월래 최저
상품수지 흑자 전환에 제약 커져
삼성전자 감산, 반도체 업황 개선 앞당길지 관건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반도체 등 IT업황 불황에 중계무역 순수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은 중계무역을 통해 거래되는데 중계무역 순수출은 무역수지 적자에도 상품수지를 개선시키는 효자 노릇을 해왔으나 그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세계 1위인 삼성전자(005930)가 감산 결정을 내린 만큼 반도체 등 IT업황 개선이 앞당겨질지 여부가 관건이다.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중계무역 순수출은 1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월(13억7000만달러)과 유사한 수준으로 2020년 5월(10억4000만달러) 이후 2년 9개월래 최저 수준을 보인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8.9% 감소했다. 넉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계무역 순수출은 해외 현지법인이 현지에서 원자재를 조달해 만든 완제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현지나 제3국에 판매하는 형태의 무역을 말하는데 주로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등이 이런 형태로 거래된다. 반도체는 가공무역 형태로 주로 수출되는데 가공무역은 별도로 수치가 공개되지 않는다.

중계무역 순수출과 가공무역 등은 상품수지를 개선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는 무역수지와 달리 상품수지는 제품 및 서비스의 소유권을 기준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중계무역 순수출, 가공무역 등이 수출로 잡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무역수지보다 상품수지가 더 개선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IT업황 불황에 중계무역 순수출, 가공무역이 줄어들면 상품수지의 개선 정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계무역 순수출이 위축을 보이자 상품수지는 작년 8월 41억4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후 10월부터 올 2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통관 수출로도 3월 전년동월비 각각 34.5%, 41.6% 감소하는 등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계무역 순수출 개선, 상품수지 흑자를 위해선 IT업황 개선이 핵심이다. IT업황 개선시 중계무역 순수출이 증가하고 상품수지도 개선될 전망이다. 이런 측면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이 반도체 등 IT업황 개선 시기를 얼마나 앞당길지 주목된다. 올 3분기 이후에야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삼성전자 감산이 이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은 생산 개시 이전에 엄청난 규모의 설비 투자액이 선제 투입돼 제품 매출 원가에서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감산을 한다는 것은 제품 생산 없이 대규모 비용만 허공에 날리는 것이라 그동안 여러 번의 반도체 하락기에도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을 하지 않고 버텼는데 이번은 사상 최악의 다운 사이클이라는 의미”라면서도 “감산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속도를 앞당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 재고 수준이 유의미하게 내려온 스마트폰 시장부터 2분기 메모리 구매를 재가하면서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2분기 정점 이후 디램 공급사들의 재고 감소 가속화와 향후 구매 수요 강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얼마나 감산이 이뤄지고 재고가 감소하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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