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주의종목’ 지정에 한풀 꺾인 에코프로…하루만에 17%↓
증권사 매도 리포트에 거품 논란 불거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반등 계기 만들까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던 이차전지 소재 업체 에코프로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전거래일보다 17% 가까이 떨어지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에코프로의 주가 급락에는 한국거래소의 '투자주의종목' 지정에 증권가 매도 의견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증권사 목표주가보다 2배 이상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재반등을 이뤄낼지 개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에코프로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2만9000원 내린 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새 16.78%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전날 장중 한때 80만원을 넘어서며 최고가를 경신했던 모습과 사뭇 달라진 상황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1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5일 50만원대 주가에 진입하면서 60만원대 주가를 타진한지 불과 3거래일만에 60만원대를 건너뛰고 단숨에 70만원대로 올라섰다. 이 기간 상승률은 52%에 달했다.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서는 82만원까지 뛰어올랐다.
실적도 예상을 넘어서는 성적이었다. 에코프로는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조589억원, 17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2.5%, 233.2% 급증했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잠정 매출액, 영업이익도 각각 2조105억원,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5%, 161.3% 늘었다.
에코프로의 주가 급등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미국 재무부는 IRA 전기차 세액공제 잠정 가이던스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양극재, 음극재, 동박 등은 '배터리 부품'이 아닌 '핵심광물'로 분류된다. 배터리 부품은 미국 내에서 제조해야만 보조금 혜택을 받지만, 핵심광물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가공만 하면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 이에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을 포함해 에코프로그룹은 현재의 공정과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 보조금 지급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미국 내 수주 계약에 대한 기대감과 향후 생산 능력 확대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의 총 시가총액은 약 49조8866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이는 현대차 시총(40조원)보다 10조원 가량 높은 규모다.
"현재 좋은 주식 아냐…상당 기간 조정 필요"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급기야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조정한 증권사 리포트도 나왔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일 "현재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며 "위대한 기업이지만 현재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의 추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것은 2030년을 반영하기 위한 시간의 경과로, 2030년 실적을 주가에 반영하려면 상당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는 45만4000원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달 30일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투자의견을 '홀드(HOLD)'로 하향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등의 미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르게 미래 이익을 반영했다"며 현재의 주가 가치에 의문점을 제기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거래소는 이날 하루 에코프로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전날 종가가 최근 5거래일 전 주가보다 60% 이상 급등해 지정사유가 발생했다.
공매도가 급증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에코프로와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공매도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9830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의 38.5%에 달한다. 지난 10일과 11일의 두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코스닥 전체 대금의 절반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승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탓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달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밸류에이션은 3조~5조원 규모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성공적인 상장을 통해 나머지 형제기업들의 동반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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