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손아귀에 놀아나선 안 돼"…與중진, 김기현號에 작심 쓴소리
"목사 손아귀에 움직이는 그런 당이 돼선 안 됩니다."(홍문표 의원·4선)
"우리 당에 중심에 있는 분들, 또 의원들이 집권여당 품위·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합니다."(정우택 국회부의장·5선)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집권여당 지도부를 향해 4·5선 중진의원들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중진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회복을 위해 당 분위기 쇄신과 야당을 압도할 수 있는 정책역량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재원 최고위원 등 당내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에 대한 단호한 조치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거리두기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여러 가지 무리한 입법을 강행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진 의원들의 경험과 혜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데 중진들께서 김기현 대표를 앞장서서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진들은 지도부부터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고언을 쏟아냈다. 최고위원들과 전광훈 목사의 리스크부터 단호히 털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우택 부의장은 "당의 중심인물들이 집권여당의 품위와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라며 "이제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의원도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는 것은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다. 만일 읍참마속 해야할 일이 발생했다면 주저하면 안 된다"라며 "단칼에 해치우지 않으면 앞으로 전진할 수 없다"고 했다.
정우택 부의장은 "김기현 대표가 국회의원 수를 30명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 (국민들에게) 부각이 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 당이 적극적으로 당론으로 정해 관철해 나가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신뢰를 더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5선)도 "비례대표제 폐지, 의원정수 줄이는 것을 내년 총선 1호 공약으로 제시할 것을 정식으로 이 자리에서 요청한다. 불체포특권, 면책특권 포기도 총선 공약에 넣어야 한다"며 "말로만 의원 수 없애겠단 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먹고사는 문제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서병수 의원(5선)은 "정치는 경제와 직결된다. 경제가 어렵고 생활이 쪼들리면 짜증나는데 정치인들 싸움박질하는 모습만 노출되면 집권여당을 원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지 않겠느냐"라며 "경제정책에 초점을 맞춰 국민 마음을 어루만지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정 부의장도 "당 정책위가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며 "(예를 들어) 수출대책 어떻게 하는지 당이 주도해서 발표시키거나 전문가와 협력해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선승구전이란 말이 있다. 먼저 이길 준비를 다 해놓고 전쟁은 그걸 확인하는 과정이여야 한다는 얘기인데 선거도 마찬가지"라며 "사람을 미리 찾아 준비시키는 게 대단히 중요하고, 공천원칙을 빨리 확정해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관철해야 한다. 지도부가 시간을 놓치지 말고 두 요인을 빨리 챙겨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여당 중진 의원들은 쓴소리를 하면서도 지도부를 뒷받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병수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지도체제가 완벽하게 갖춰졌기 때문에 당이 활력있는 본연의 모습을 찾을 것으로 본다"며 "김기현 체제가 잘 가도록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대표는 "의미있는 말씀 잘 새겨 듣겠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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