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내러 갑시다"…아이들 위해 통학로 터준 건물주에 이웃들도 '으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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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의 한 건물주가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해 통학로를 터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제는 고등학생으로 성장한 박씨 부부의 외동딸 역시 이 통학로를 이용해 학교를 다녔다.
박주현씨는 "동네 아이들이 그 위험한 공사장을 가로질러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누구라도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고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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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쓸고, 매일 쓰레기 치워도 "당연히 할 일"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전북 전주시의 한 건물주가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해 통학로를 터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박주현(54)·김지연(50)씨 부부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 부부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3년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인후초등학교 앞 공터에 단층짜리 상가 하나를 지었다.
이 상가는 아파트 단지들과 인후초등학교 중간에 위치해 있던 탓에 이미 오래 전부터 학생들의 통학로로 이용돼 왔었다. 이런 이유로 건축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아이들은 평소 습관대로 위험한 공사장을 가로질러 학교로 향했다.
이 모습을 본 박주현씨 부부는 고민 끝에 이 건물의 중간을 길게 비워 아예 통학로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원안대로 짓는다면 임대료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었겠지만, 십수년 동네 아이들이 다니던 길을 막아선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박주현씨는 이 통로 양 끝에 각각 '초등학교 가는길', '아파트 가는길'이라고 적힌 안내판을 직접 달았다. 저학년 아이들도 길을 헤매지 않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 학교 학부형들도 자녀들에게 이 통행로로 다니도록 안내하고 있다. 건물을 돌아서 학교에 가는 길은 멀기도 하지만, 도로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등학생으로 성장한 박씨 부부의 외동딸 역시 이 통학로를 이용해 학교를 다녔다.
매일같이 어린 아이들 수백명이 오가는 길인만큼 건물을 관리하는 데에는 많은 품이 들어간다. 매일 버려지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물론, 눈이라도 오는 날엔 새벽부터 일어나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사다 언 땅을 녹였다. 지금까지 들어간 나무데크 수리비만도 수백만원이다.
그럼에도 박씨는 누구라도 당연히 했을 법한 일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박주현씨는 "동네 아이들이 그 위험한 공사장을 가로질러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누구라도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고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박씨의 선행이 최근 언론을 통해 주목을 받으면서 전주 시민들은 '돈쭐 내기'에 나섰다. '돈쭐'은 돈과 혼쭐의 합성어로, 선행을 베푼 이의 가게에 가서 매상을 올려주는 행위를 뜻한다.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같은 동네 주민이라는 것이 너무 뿌듯하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따뜻한 분이 있다니 뭉클하다', '과일 팔아드리러 가야겠다', '돈쭐내러 같이가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동네 주민 A씨(42)는 "사장님 부부가 인심도 좋고 좋은 물건을 많이 파셔서 원래도 자주 가는 곳인데 이렇게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니 더 뿌듯하다"며 "과일 사러 가서 감사하다고 인사 한 번 더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실제 박씨는 최근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웃들도 TV에서 봤다며 고맙다고 해주고, 뉴스를 보고 왔다는 신규 고객들이 많이 와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하루 손님이 40~50명정도 늘었고 매출도 30% 정도 올랐다.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씨는 교육·행정당국에 "통학로 정비는 내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못하는 게 하나 있다"면서 "가끔 이 골목으로 과속을 하는 차들이 있는만큼 스쿨존처럼 과속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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