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살이' 뱃사공, 옷에 붙은 먼지 뗄 때가 아닌데[김노을의 선셋토크]

[스타뉴스 김노을 기자]

래퍼 던밀스의 아내 A씨의 신체 일부를 몰래 카메라로 촬영, 유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래퍼 뱃사공(김진우·36)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첫 공판기일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뱃사공은 지난해 5월 A씨의 폭로 이후 3일 만에 자신의 논란을 인정하며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고 반성하겠다. 피해자분이 고소하지는 않으셨지만 죗값을 치르는 게 순리라고 생각돼 경찰서에 왔다. 성실히 조사 받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평생 반성하겠다"면서 경찰에 자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2023.01.16.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김노을 스타뉴스 기자]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뱃사공(본명 김진우·37)이 죗값을 달게 받게 됐다.

12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김유미 판사)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한 촬영·반포 등) 혐의를 받는 뱃사공에 대한 선고 기일을 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뱃사공은 곧장 법정 구속됐다.

이날 뱃사공은 검정색 티셔츠에 재킷, 하의를 입고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의 물음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서둘러 법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법정에 들어선 뱃사공은 자리에 앉으려 했으나 이미 방청석이 만석인 관계로 법정 뒷쪽에서 대기했다. 그는 대기 중에도 옷에 붙은 먼지들을 떼거나 잠깐씩 짝다리를 짚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반면 뱃사공과 약 1.5m 간격을 두고 법정 뒷쪽에 자리한 래퍼 던밀스와 그의 아내인 피해자 A씨는 두 눈을 꼭 감거나 숨을 가쁘게 쉬는 등 감정적으로 힘든 티가 역력했다. 피고인과 나란히 법정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피해자에게는 큰 고통이었을 터.

재판부는 이번 선고 기일에서 뱃사공이 피해자의 명예 회복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래퍼 뱃사공 /사진=뱃사공 인스타그램

뱃사공은 지난 2018년 교제 중이던 피해자 A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그 사진을 단톡방에 퍼트린 혐의를 받는다. 이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이 과정에서 A씨의 신원이 노출되는 등 심각한 2차 피해가 발생해 공분을 샀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고 있는 사이 상의를 벗고 있는 모습을 촬영하고 10명의 남성이 참여하는 단톡방에 게시해 범행 경위, 수법, 죄질 모두 나쁘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촬영물 촬영 및 유포는 피해자의 명예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히며 그 회복이 어렵다. 또한 사후 유포될 가능성이 크고 피해자에게 심리적인 고통을 준다. 사회적 폐해 또한 크다"고 사안이 지닌 중대성을 강조했다.

또 "교제 중인 피해자를 불법 촬영했다는 점에서 비난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피해자는 오랜기간 불안감과 두려움에 떨었고,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뱃사공이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중대성과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고인(뱃사공)은 실형을 면하기 어렵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 시설에 각 3년 간 취업 제한을 명한다.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돼 법정 구속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래퍼 던밀스의 아내 A씨의 신체 일부를 몰래 카메라로 촬영, 유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래퍼 뱃사공(김진우·36)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첫 공판기일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뱃사공은 지난해 5월 A씨의 폭로 이후 3일 만에 자신의 논란을 인정하며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고 반성하겠다. 피해자분이 고소하지는 않으셨지만 죗값을 치르는 게 순리라고 생각돼 경찰서에 왔다. 성실히 조사 받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평생 반성하겠다"면서 경찰에 자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2023.01.16.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날 선고 과정에서 뱃사공이 피해자가 모르게 공탁금을 건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에 따르면 뱃사공은 1심 선고 기일이 열리기 전날인 지난 11일 앞선 500만 원의 공탁금 외 1500만 원을 더 공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엄벌을 거듭 탄원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뱃사공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선고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또 있다. 바로 뱃사공의 음주운전 전력이다. 재판부는 "과거 2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것 외에는 동종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뱃사공의 2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들통난 것.

뱃사공은 3월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생활고를 사유로 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더해 무수히 많은 반성문, 탄원서를 끊임없이 제출하며 죗값을 피하려 했으나 재판부는 뱃사공의 죄가 막중함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선고를 앞두고 옷에 붙은 먼지를 떼는 여유를 보였던 뱃사공. 하지만 지난 1년 여 간 공분을 불러일으키던 성범죄자의 말로는 '징역살이'였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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