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0조 돌파 눈앞에 둔 에코프로그룹株, 증권사 매도 리포트에 ‘털썩’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4. 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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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사진제공=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그룹주의 주가가 천정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주가와 함께 시가총액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해 5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국내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가 나오면서 주가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이날 전일 대비 16.78% 내린 6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82만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또 한 번 갈아 치웠으나 이날은 급락세를 보였다. 종가 기준 주가가 10% 넘게 내린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날은 에코프로뿐 아니라 에코프로그룹주 전반에 파란불이 켜졌다.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6.28% 하락했고, 에코프로에이치엔은 10.85% 떨어졌다.

에코프로그룹주는 주가 과열 논란에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질주했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29일 10만3000원에서 전날 76만9000원에 마감해 약 650%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올해 들어 220%, 52% 늘었다.

주가와 함께 시가총액도 빠르게 불어나 50조원에 근접했다. 이미 카카오그룹주(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시총은 넘긴 상황이었다. 다만 이날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며 에코프로그룹주의 시가총액은 44조 6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은 26조9932억원, 에코프로는 16조5614억원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1조560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그룹주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증권가에서는 과열됐다는 의견을 냈다. 이날 하나증권은 리포트를 내고 에코프로를 ‘매도’하라는 투자의견을 발표했다. 목표주가는 전날 종가(76만9000원)보다 무려 41% 깎은 45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내는 건 이례적이다. ‘중립’이나 ‘보유’ 정도로 투자의견을 낮출 경우 매도하라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놓고 매도 의견을 담으면서 이날 주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해 “위대한 기업이지만 2023년 4월 11일 기준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 이차전지 산업이 적절한 리스크를 감내하며 현재 가치화할 수 있는 최장 시점은 약 50~60개월 후로 대략 2027년”이라며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 가시성을 감안해도 60개월, 84개월 후까지 나아가는 것은 막대한 리스크 부담을 요한다”고 지적했다.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 가시성이 높은 건 사실이나 7년 후의 가치를 현재로 끌어와 주가에 선반영하는 건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 4일 리포트에서 에코프로에 대해 투자의견 ‘HOLD’(중립)을 제시하며 “지주회사가 보유 지분가치보다 20% 프리미엄을 받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리포트에서 삼성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38만원이다.

장 연구원은 “에코프로 역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분할 이후 적게는 30%, 많게는 70% 할인돼 평가받아 왔었는데, 3월부로 할인이 아닌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해, 3월 말 기준 20% 더 높게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업 자회사보다 지주사를 더 평가해주는 이유를 비상장 자회사의 사업가치에서 찾으려는 시도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에코프로그룹주를 향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견조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는 에코프로를 1조2833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은 7793억원을 사들였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2, 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반면 외국인은 올 들어 에코프로를 5736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기관도 에코프로비엠 7268억원, 에코프로 7102억원 팔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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