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르는데, 내 주식만 안 올라"…대형주 쏠림 심해졌다

박수현 기자 2023. 4. 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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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 사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린 대형주와 2차전지 등 특정 섹터에만 투자가 몰려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의 코스피 시장 내 비중은 52.26%로 집계됐다.

전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5종목의 코스닥 시장 내 비중은 24.11%로 1년 전(16.7%)과 비교해 7.4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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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최헌정 디자인기자

최근 1년 사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린 대형주와 2차전지 등 특정 섹터에만 투자가 몰려서다. 올 들어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우상향했지만 주가 상승률은 시가총액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의 코스피 시장 내 비중은 52.26%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11일(48.4%)과 비교하면 3.86% 늘어났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9.18%에서 19.53%로 소폭 늘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전년 대비 시총 비중 상승 폭 2.39%), LG화학(1.12%), 포스코퓨처엠(0.73%) 등의 비중이 커졌다.

대형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규모에 따라 수익률도 차이를 보였다. 전날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이 속한 대형주 지수는 연초 대비 14.84% 올랐지만 시총 상위 100~299위 종목이 속 중형주 지수는 12.57%, 482개 종목이 속한 소형주 지수는 13.29% 오르는 데에 그쳤다.

/삽화=최헌정 디자인기자

대형주 쏠림 현상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심화됐다. 전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5종목의 코스닥 시장 내 비중은 24.11%로 1년 전(16.7%)과 비교해 7.41% 늘었다. 특히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전체 증시에서 각각 시총 12위, 18위를 차지한 영향이 컸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차이는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더 극명하게 났다. 전날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이 속한 대형주 지수는 연초 대비 51% 올랐지만 중형주 지수는 22.6%, 소형주 지수는 18.17% 오르는 데에 그쳤다. 이는 2차전지 업종의 급등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과거에도 지수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0년 중후반 중국 관련주, 2011년 전후 자동차·화학·정유주, 2010년 중후반 화장품주를 주도주로 꼽으면서 "국내 주도주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장기적으로 주도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이익 비중(코스피 연간 순이익 내 비중)에 수렴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산업 초기의 성장성이 클수록 이익 비중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높게 형성되지만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시가총액과 이익 비중이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코스닥 기업 포함 2차전지는 6%의 이익 비중에 16%의 시가총액 비중을 반영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전체 이익의 16% 수준으로 이익을 창출하거나 6%의 이익 비중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수렴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투자가 몰리는 2차전지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쏠림 현상이 자연스레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펀더멘털보다 수급이 주식 수익률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2차전지로의 쏠림 현상 완화 여부가 업종 간 수익률 차를 개선하는 핵심 변수"라고 밝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내가 들고 있는 주식은 오르지 않는다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며 "지금 주식시장의 쏠림 현상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결과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대형주들의 이익 전망이 개선될 것이고 쏠림도 자연스레 완화될 것"이라고 봤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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