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전 ‘예타 무력화’… 경제성 낮은 지역 SOC 난립 불보듯
12일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서
예타기준 500억 → 1천억 의결
與野 합심해 法통과 수월할듯
1999년후 사업비상승분 반영
지역투자 활성화 순기능 불구
표심노린 지역정책 난립 우려
지자체 사업요구 폭주 불보듯
하지만 예타 기준이 현행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완화되면 서산공항은 예타 여부와 상관없이 건설을 추진할 길이 열린다. 인천시 또한 환경부와 함께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예타 면제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환경부는 다음달 기획재정부에 예타 면제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타의 벽이 크게 낮아지면 전국 각지에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 속출할 수 있다는 걱정 섞인 전망이 나온다. 여야가 예타 면제 기준 완화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배경에는 각 지역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으로 유권자 표를 끌어오겠다는 심리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예타 면제 요구가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예타 없이 진행되는 국책 사업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총사업비 기준액이 1000억원까지 오르면 총사업비가 500억~1000억원에 속한 SOC 사업에 우선적으로 예타 면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침체 일로를 걷는 지역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성장 동력이 커지는 순기능이 예상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현시점에 여야가 합심해 예타 면제 문턱을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은 다분히 총선을 의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되는 국방 관련 사업도 더 많이 추진될 확률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선심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예타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10조원 이상 사업비가 들 것으로 추정되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대해 예타 면제 조항을 담은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국회는 대구·경북(TK)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한 데 이어 광주 군공항 특별법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대선 1년 전인 2021년에는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을 국회가 검증해 재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정부의 예타 조사 결과를 국회가 인정하지 않고 검열하겠다는 것이다.
국회는 예타 권한을 기재부가 독점하는 데 불만을 갖고 예타 주체를 기재부 장관에서 각 중앙부처의 장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예타 주체를 분산하면 독립적인 사업 평가로 재정 낭비를 막는다는 예타 제도의 취지가 퇴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타 면제 총사업비 기준 상향 조정은 윤석열 정부의 중점 과제 중 하나다. 국책 사업들의 총사업비가 올라가 예타 문턱에 걸리는 사업이 늘었고, 이 때문에 사업 진행이 더뎌지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공기관 예타 대상 사업들의 평균 총사업비는 2017년 6000억원에서 2021년 1조27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총사업비 변화를 반영하면서 예타 면제 요건을 구체화하는 내용의 예타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개편 방안에는 총사업비 기준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과 함께 신속 예타 절차(조사 기간 4개월 단축)를 신설하는 내용, 예타가 면제된 사업도 적정성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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