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맣게 타버린 금고 속 돈뭉치…강릉 펜션 업주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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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들에게 줄 인건비 1000만원을 넣어뒀는데."
11일 강풍으로 인해 급속도로 확산했던 강원 강릉지역 산불이 8시간 만에 잡혔지만 주택과 펜션을 불태워 버리는 등 막대한 피해를 냈다.
강릉시 안현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숙박업주 신모(76)씨는 불타버린 펜션 건물에서 새까맣게 타 잿더미가 된 5만원권 뭉치를 발견하자 허탈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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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들에게 줄 인건비 1000만원을 넣어뒀는데…."
11일 강풍으로 인해 급속도로 확산했던 강원 강릉지역 산불이 8시간 만에 잡혔지만 주택과 펜션을 불태워 버리는 등 막대한 피해를 냈다.
강릉시 안현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숙박업주 신모(76)씨는 불타버린 펜션 건물에서 새까맣게 타 잿더미가 된 5만원권 뭉치를 발견하자 허탈하게 웃었다.
순간풍속 초속 30m의 태풍급 바람을 타고 번진 산불이 그의 펜션을 덮치는 바람에 모든 게 처참하게 타버리고, 건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그는 전날 오후 불이 번진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몸만 빠져나와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아이스아레나로 향했다.
대피소에는 그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떠나온 집을 걱정하며 모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해가 뜨자마자 아들과 함께 펜션을 찾은 신 씨는 불타서 뼈대만 남은 건물을 보자 망연자실한 상태에서 맥이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올 여름 대목을 꿈꾸며, 겨울부터 5개월 가량 장사를 포기하고 리모델링에 들어갔던 펜션이다. 하지만 화마는 함께 그 꿈도 날아가버렸다.
그러한 처지는 신씨뿐만은 아니었다. 사근진 해변 인근에서 서핑숍·식당·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던 이모(41)씨 역시 이번 산불로 건물 2동이 모두 불탔다.
5월 5일 어린이날 개장을 목표로 업소 새 단장에 나선 그는 서핑 강습 공간을 마련하고, 인테리어를 꾸미는 데만 수 천만원을 들였다.
깔끔해진 시설에서 손님맞이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그보다 먼저 닥친 산불 앞에 허물어져 내렸다.
세입자인 이씨는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화재보험을 들긴 했지만, 보상 금액이 투자금에 턱없이 부족하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주는 보상·지원금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씨는 "정부나 시에서 합리적인 보상·지원 정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릉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까지 펜션 28채와 숙박시설 3채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2일부터 정확한 현장 조사에 들어가게 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산불로 큰 피해를 당한 강릉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피해 조사를 실시해 복구에 필요한 국비 지원 규모를 산정하고 신속히 지원할 계획이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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