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신고후 뚝 끊긴 전화…신속 대처로 90대 목숨 구한 경찰(종합)

부산 반송파출소 박제한 경장…기도에 떡 걸려 딸이 112신고
박 경장 "처음에는 가정폭력 신고인줄…테이저건까지 준비"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살려주세요!"

지난 6일 오후 6시50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파출소에 긴급 신고가 들어왔다. 한 여성의 '살려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전화가 뚝 끊겼다.

신고를 받은 박제한 경장(34)은 곧장 파출소를 나서 전속력으로 현장에 달려갔다.

박 경장은 "살려주세요"라고 외친 여성의 말에 가정폭력 사건으로 인지했다. 신고 접수 4분만에 아파트에 도착한 박 경장은 만반의 채비 끝에 현관문을 열었다.

그런데 현관문을 들어서자 딸 A씨가 아버지 B씨(90대)를 붙잡으며 "빨리 좀 와주세요! 아버지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아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박 경장이 B씨를 살펴보니 입술이 보라색으로 변한 채 축 늘어져 있었다. 떡을 먹다가 기도가 막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침착하게 A씨에게 119신고를 요청한 뒤 질식 상태의 환자에게 실시하는 '하임리히요법'으로 응급 처치를 시도했다.

박 경장은 B씨의 등 뒤에서 양팔로 허리를 감싼 뒤 B씨의 명치에 주먹을 대고 위로 강하게 밀쳐 올렸다. 다행히 B씨는 박 경장의 구조 덕분에 음식물을 토해냈고 제대로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그는 잠시 뒤 아파트에 도착한 소방대원에게 B씨를 인계한 후 다른 신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아찔했던 이 사고는 B씨가 요양원에 가기 전 A씨와 밥을 먹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가정폭력 사건인 줄 알고 테이저건을 차고 긴급히 출동했다"며 "그동안 주기적으로 받아온 응급 대처 교육 덕분에 B씨를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경장은 "현장 조치 이후 A씨가 따로 전화해 '정말 감사하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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