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출범후 오히려 행정 경쟁력 저하
오영훈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위한 법률안 국회 통과에 총력"
원희룡 도정때 좌초된 제주시설관리공단 재추진 검토
도의회 증액한 예산, 보조금심의위가 부결 '옥상옥' 논쟁도
제주특별자치도가 2006년 출범했지만 4개 시군 체제보다 행정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나왔다.
제주도의회 제415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이정엽(서귀포시 대륜동, 국민의힘) 의원은 공직사회 분위기를 전하며 4개 시군 체제에선 공무원들이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정책에 집중했지만 특별자치도 출범후에는 다른 지역 사례만 살펴본다고 밝혔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검증되고 안전한 사례만 몰두해 행정 경쟁력은 떨어지고 조직문화도 침체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기초자치단체가 있을 때는 새로운 제도와 정책으로 4개 시군이 경쟁을 했지만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만큼 제주는 변화에 둔감해지고 공직자들의 혁신 노력도 저조해지고 있다며 17년 동안 제주의 행정이 얼마나 변화와 혁신에 둔감해졌는지 매우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행정의 업무 미숙과 조직문화의 침체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제주 행정의 경쟁력을 갉아 먹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법인격 있는 시군의 부활을 전제로 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오영훈 도정이 연구용역에만 맡겨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고 그 용역 결과와 관계없이 시군 설치를 위해서는 제주특별법의 개정이 필요하지만 국회에선 개정안에 부정적인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제주지사는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용역에선 여론조사나 도민 경청회, 도민참여단 운영 등의 의견수렴 과정이 있다며 새로운 행정체제를 도입하기 위한 장치를 둔 것이라고 답했다.
오 지사는 또 행정체제개편에 필요한 제주특별법 개정과 관련해선 제가 국회의원 시절에 대표발의를 했고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 민주당)의 안도 발의된 상태라며 빠른 시일안에 국회가 심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지난 6일 대통령이 주재한 중앙지방협력의회에서 올해 상반기 안에 논의가 재개될 수 있도록 부 탁했고 국회에도 개정안 통과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특히 강원특별법과 전북특별법은 시군을 폐지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제주특별법 개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행정 경쟁력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한 행정을 펼치고 불필요한 일 없애기 등 혁신의 요소들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도정질문에선 원희룡 도정때 추진됐다가 좌초된 제주시설관리공단의 재추진 가능성도 거론됐다.
강경문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은 지난 도정에서의 시설관리공단은 공영버스와 주차, 하수도, 위생시설 등까지 총 망라한 1100명이 근무하는 대규모로 추진됐지만 도의회에서 재석 39명 중 19명이 반대하며 부결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 의원은 공영버스와 주차시설, 단속을 뺀 환경시설 중심으로 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오영훈 지사는 환경기초시설을 중심으로 한 시설관리공단의 방향성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오 지사는 보목과 색달하수처리장을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민간위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운영 성과에 대한 분석이 나오면 그걸 기초로 환경시설관리공단의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의 예산 의결 권한과 별개로 보조금 사업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제주도 보조금심의위원회'의 옥상옥 논쟁도 도정질문에서 불거졌다.
김경미 의원(제주시 삼양·봉개동, 민주당)은 2020년 상반기 기준 40%에 달하는 도의회 증액 사업이 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되거나 수정됐다며 도의회가 증액한 예산을 다시 심의받는게 맞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오영훈 지사는 제주도의회에서 증액 동의를 할 때 도의회 의장이 도지사에게 동의 여부를 묻게 되어 있는데 도지사가 동의하는 것은 보조금 심의를 다시 받지 않아도 되는 조례 규정이 있다고 답했다.
제주도는 2023년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도 의회가 증액한 일부 사업에 대해서는 부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부동의한 사업에 대해선 보조금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은 보조금 심의가 회의록 조차 남기지 않는 '밀실'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했고 오 지사는 잘못된 것 같다며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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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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