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美 도청 악의 없어”… 美국방 “의혹 매우 심각”

박영준 2023. 4. 12. 1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 등을 조율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유출된 기밀 문건이 위조됐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기밀 문건 유출 시점을 확인하고, 기밀 문건 유출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연일 밝히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밀문건 한·미 온도차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 등을 조율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유출된 기밀 문건이 위조됐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도청 의혹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악의가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 정부는 기밀 문건 유출 시점을 확인하고, 기밀 문건 유출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연일 밝히고 있다. 문건 유출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도 예고한 상황이다.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미국이 기밀 문건 유출을 인정하고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도청 당사국으로 지목된 한국 정부가 먼저 나서 문건이 조작됐다는 입장을 밝히고, 미국 정부의 도청 의혹에도 이렇다 할 대응을 내놓지 못하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이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출국 전 기밀 문건이 조작됐다는 발언에 대한 후속 질문에 “미국 국방부의 입장도 있고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많은 것이 혼돈스러운 상황에서 우리가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제가 말씀드린 그 사실은 미국이 확인을 해줬고 우리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도청 의혹에 대해 국민의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이 제3자가 개입이 돼 있고,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지금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를 도청한 정황으로 지목된 기밀 문서 일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미국의 탄약 지원 요청에 응할 경우, 미국이 탄약의 최종 사용자(End User)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점을 한국 측이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SBS 자료화면
김 차장은 문건에 나온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의 대화가 조작된 것이냐는 후속 질문에는 “그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고 했다. 김 차장은 관련된 질문이 이어지자 “같은 주제로 물어보려면 저는 떠나겠다. 됐습니까”, “다른 주제로 물어보세요. 갑니다”라고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미국 국방부는 문건 유출 시점을 확인하고, 기밀 문건 유출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미국과 필리핀의 외교·국방부 장관 간 2+2 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필리핀과의 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기밀 문건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선제적으로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오스틴 장관은 “나는 지난 6일 오전 민감한 기밀자료의 무단 유출에 대한 보고를 처음 받았다”며 “이후 대응책 마련을 위해 매일 고위 간부들을 소집했고, (진상 파악을 위한) 부처 간 노력에 대해서도 긴급한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온라인에 문건이 유포된 사실을 왜 파악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문서의 날짜는 2월28일과 3월1일”이라며 “그 전에 온라인상에 다른 문서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번 기밀문건 유출 파문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번스 국장은 이날 텍사스주 라이스대학 강연에서 이번 일로부터 업무처리 절차의 개선 등 “교훈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매우 강도 높은 조사를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