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라" 첫 매도 리포트에 에코프로 '뚝'…이차전지 주의보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위대한 기업인데 나쁜 주식."
증권사 최초로 "에코프로를 팔라"며 나온 리포트의 제목이다.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며 어느 때보다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한 때라는 내용이 골자다. 매도 리포트가 거의 전무한 국내 증시에서 나온 터라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코개미운동'으로 대변되는 이차전지 폭등세도 잠시 주춤했다. 에코프로는 올들어 500% 넘게 올랐는데 증권가 안팎에선 단기간 급등한 이차전지 종목들에 대해 당분간 주의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증권은 국내 증권사에서 처음으로 에코프로 매도 리포트를 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투자의견을 매도, 목표주가를 45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제시된 목표가는 현 주가보다 29.06% 낮다.
김 연구원은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 가시성이 높은 건 사실이나 7년 후인 2030년의 가치를 현재로 끌어와 주가에 선반영하는 건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때까지 에코프로그룹이 성장할 건 명확하나 리스크 요인 고려 없이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뛰었다는 설명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이차전지 산업이 적절한 리스크를 감내하며 현재 가치화할 수 있는 최장 시점은 대략 2027년이다. 김 연구원이 산출한 에코프로의 2027년 목표 시가총액은 11조8000억원이다. 자회사별로 △에코프로비엠 5조8000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3조6000억원 △에코프로이노베이션 6000억원 △에코프로CnG 8000억원 등이다. 에코프로의 현재 시총은 16조5614억원이다.
그는 "에코프로는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치, 메탈 비즈니스의 차별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기업"이라면서도 "현재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가치를 넘어섰으며 2030년 실적을 반영하려면 당분간 중기 실적을 확인해가는 상당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삼성증권도 에코프로에 대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리며 현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는 38만원이다.
장 연구원은 "지주사가 보유 지분가치보다 20% 정도 프리미엄을 받는 이상한 상황"이라며 "사업 자회사보다 지주사를 더 평가해주는 이유를 비상장 자회사의 사업가치에서 찾으려는 시도도 부담된다"고 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주가 흐름은 이른바 유튜브발 포모(FOMO·혼자 뒤처지거나 소외될 것 같은 불안감) 주식이 돼버린 탓에 기업 본연의 가치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무시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개인은 에코프로 주식을 1조2830억원,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7790억원 어치 사들였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식시장이 비합리성에 매몰돼 있다며 과열 위험성을 인지해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한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에코프로의 실적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다 보니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오르는 건 시장 매커니즘 상 당연한 현상"이라면서도 "단기간 급등으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변동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분기 에코프로의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은 2조589억원, 영업이익은 17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보다 202.5%, 영업이익은 233.2% 증가했다. 시장 기대치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0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61.3% 증가했고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 60%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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