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형제 '과열주의보' 확산…"목표주가가 시가보다 낮아"(종합2보)

윤선희 2023. 4. 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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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1년도 안 돼 13배로…하나증권 "에코프로 투자의견 매도로 변경"
하이투자 "에코프로비엠 '포모 주식'으로 단기 과열…조정 주의해야"
에코프로 17% 급락…에코프로비엠도 6% 하락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홍유담 기자 = 증권가에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과열 양상을 보인다며 '투자 주의보'가 확산하자 약세로 돌아섰다.

12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16.78% 떨어진 64만원에 마쳤다. 이 종목은 지난 5일부터 닷새 연속 오르면서 전날 장중 82만원까지 올랐으나 이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64만원까지 후퇴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10일 장중 31만5천원까지 올랐다가 이날 6.28% 떨어진 27만6천원에 마감했다.

이들 에코프로 형제의 주가 하락은 최근 단기 급등으로 추종 매수에 가담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하나증권은 이날 에코프로 목표주가를 기존 15만8천원에서 45만4천원으로 올리면서도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매도'로 낮췄다. 목표주가는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에코프로 주가에 훨씬 못 미친다.

에코프로 주가는 작년 6월 23일 장중 6만2천68원에서 지난 11일 82만원까지 13배로 급등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현 시가총액이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 현재 기준 좋은 주식이라 보기 어렵다"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모(FOMO·자신만 뒤처져있다는 두려움) 매수와 회피를 모두 경계한다"며 "위험을 떠안는 매수도 위험하지만 3개월간 주가가 562% 상승한 것을 전부 시장의 광기로 치부하는 것 역시 현재 상황을 오독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탄소 중립 경제로의 전환과 미국 등 선진 시장의 탈중국 기조 등이 한국 2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60개월 이후의 상황까지 앞서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정책 구도, 자동차 기업들의 평균 전기차 프로젝트 기간(5∼7년)을 고려할 때 한국 2차전지 산업이 적절한 리스크를 감내하며 현재 시점에서 가치화할 수 있는 최장 시점은 약 50∼60개월 후로 현재 기준 대략 2027년"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27년 자회사별 예상 이익을 근거로 추정한 에코프로의 기업가치는 에코프로비엠 5조8천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3조6천억원, 에코프로이노베이션 6천억원, 에코프로CnG 8천억원 등 모두 11조8천억원이다.

김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치, 메탈 사업의 차별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기업이지만 현재 주가는 그 위대함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추가 주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것은 2030년을 반영하기 위한 시간 경과 그 자체"라며 "2030년 실적을 주가에 반영하려면 당분간 중기 실적을 확인해 가는 상당한 조정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도 지난 4일 에코프로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올리면서 투자 의견을 '보유'로 낮췄다. 역시 목표주가가 시가보다 낮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 목표주가를 올린 것은 최근 2개월간 자회사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 급등을 반영한 결과"라며 "다만, 이를 토대로 산출된 적정주가가 38만원으로 현 주가보다 낮아 투자의견을 보유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과열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9월 말 장중 8만6천900원에서 지난 10일 장중 31만5천500원까지 3.6배로 뛰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이 오는 2030년 실적까지 주가에 반영됐다며 이날 이 종목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이 증권사는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2027년 미래 성장 계획을 반영해 16만원에서 26만5천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목표주가가 시가인 29만원대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시장에서 투자 의견 보유는 사실상 매도 의견과 같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올리면서도 "최근 주가에 수주 기대감 등 긍정적인 요소가 선반영돼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며 투자 의견을 '보유'로 내렸다.

목표주가 30만원도 지난 10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사실상 더는 주가 상승을 통한 차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3일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26만1천원으로 올리면서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주가는 이미 이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를 넘어선 상태이다.

정 연구원은 "현 주가의 평가 가치(밸류에이션)는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PER 41.2배로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전 세계 2차전지셀, 소재업종 내 가장 높은 멀티플을 적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주가 흐름을 보면 에코프로비엠이 포모 주식이 돼버린 탓에 기업 본연의 가치와 밸류에이션을 무시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는 분명 오버슈팅(과열) 구간에 있어 주가가 조정을 받지 않으면 당분간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지금의 상승세는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주가가 단기 급등한 만큼 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ndigo@yna.co.kr,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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