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 20잔” vs “거의 안마셔” 김영환 산불 술자리 논란 격화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2023. 4. 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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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지역에 산불이 확산했을 당시 인근 충주에서 술자리에 참석한 김영환 충북지사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회 의원은 김 지사가 최소 20잔의 폭탄주를 마셨다고 주장한 가운데, 거의 마시지 않았다는 술집 주인의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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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술판 안 벌였다…사법적 판단 구하겠다”
박진희 충북도의원이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영환 충북지사가 산불 중 술자리에 참석해 최소 폭탄주 20잔을 마셨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충북 제천 지역에 산불이 확산했을 당시 인근 충주에서 술자리에 참석한 김영환 충북지사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회 의원은 김 지사가 최소 20잔의 폭탄주를 마셨다고 주장한 가운데, 거의 마시지 않았다는 술집 주인의 주장도 제기됐다.

12일 박진희 충북도의원은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의 동석자에 따르면 김 지사가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폭탄주”라며 “두 시간 가까이 머무르며 마신 술의 양은 족히 20여 잔”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제천에 산불이 발생한 지난달 30일 저녁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와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박 의원은 “빠르게 마신 탓인지 얼굴은 심하게 붉어졌고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가 두 곡이나 된다”며 “폭탄주를 수십 잔 마시고 노래까지 부르는 간담회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 시간 소방대원 등 공무원 200여 명은 생명을 걸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는데 김 지사는 참으로 나쁜 도지사”라며 “김 지사는 산불이 난 와중에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 자격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박 회견도 열렸다. 당일 김 지사가 갔던 술집의 주인과 간담회를 주관한 민간단체 관계자도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이들은 박 의원이 주장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지사는 오후 10시가 다 돼 자리에 도착해 오후 11시경 떠났다”며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시간에 폭탄주를 20잔 마셨다면 응급실에 실려 갔을 것”이라며 “행사 후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20여 잔을 마셨다면 사진을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참석자 중 한 분이 노래하는 분인데 그분이 먼저 한 후 김 지사에게 한 곡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김 지사가 마지못해 반 곡 정도를 불렀고 한 곡 더 해달라고 하자 짧게 한 소절 정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으나 지역 현안을 청취하기 위해 방문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영환 충북지사. 뉴시스
김 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산불 상황에서 지사가 술판을 벌이겠느냐”며 “저는 시시각각 비서를 통해 (산불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과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산불이 났는데 본분을 망각하고 술판을 벌였다면 지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명예를 위해 부득이 사법적 판단을 구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곧 법률가들의 조언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충주 청년들과의 토의는 열띤 분위기에서 1시간 정도 이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건배가 있었고 도지사도 열기에 부응하기 위해 한두 잔 마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관과 공무원, 주민을 생각하면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됐다고 판단한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려 깊게 행동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깊이 머리 숙여 도민께 사과한다”며 “술파티, 술판으로 몰아간 분들이 아닌 이번 논란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도민께 사과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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