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손아귀에 휘둘리면 안돼”…與중진들, 김기현 면전서 쓴소리
정우택 “품격 안맞는 언행 엄격한 조치를”
정진석 “신상필벌·읍참마속 주저하면 안돼”
홍문표 “전 목사 문제 당론 정해 수습해야”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 다수는 내년 총선과 관련한 위기감을 드러내며 당 지도부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선 엄정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 목사의 우파 천하통일’ 발언, 조수진 최고위원의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 발언, 태영호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발언한 ‘제주 4·3 사건 김일성 개입설’ 등으로 인해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5선)은 “현장에 있어보면 우리 당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 집권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이 힘들어한다.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 선출 직전까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을 이끈 정진석 의원(5선)도 최근 당 지도부의 연이은 실언에 대해 “(당 지도부가) 해야될 일은 즉각 해야 한다.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읍참마속해야 할 일이 발생했다면 주저하면 안 된다”며 “단칼에 해치우지 않으면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문표 의원(4선)은 ‘전 목사 논란’을 과감히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전광훈 목사가 우리 당에 20만, 30만 명을 심어놨고 그 힘으로 우리 당이 버티고 있다는 선전이 온갖 곳에서 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서 빨리 수습해야 한다. 목사 손아귀에 움직여지는 당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진들의 쓴소리가 이어지자 태영호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구성된 지 한 달밖에 안 됐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는데 중진들께서 김 대표를 앞장서서 보호하는 역할을 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사건’ 관련 발언으로 설화를 일으켰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불거진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 논란에 대해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상현 의원(4선)은 “사실 미국이 우리를 도청하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도 도청했고, 미국에 있는 한국대사관이 도청당하고 있다는 발언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통령실도 불법 도감청 지대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비공식적으로라도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진상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석회의가 끝난 뒤 김기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참석해 전국 시·도당위원장들에게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이 당밖의 다른 국민이나 외부 인사에게 눈살을 찌푸리지 않도록 말 하나, 행동 하나 조심히 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연석회의에서 중진들의 쓴소리가 쏟아지자 보다 강도 높은 조직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큰일을 하려거든 집안 식구부터 단속해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도당 위원장이 여러 주자가 뛰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예의범절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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