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 20잔 vs 거의 안 마셔" 충북지사 산불 술자리 진실공방(종합)

박진희 도의원 "노래도 두곡"…또 다른 동석자는 "과장됐다"
김영환 지사 "제 자신 명예 위해 사법적 판단 구할 것"

박진희 충북도의원이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영환 지사가 산불 중 술자리에 참석에 최소 폭탄주 20잔을 마셨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의 제천 산불 중 술자리 참석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최소 20잔의 폭탄주를 마셨다는 주장과 거의 마시지 않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박진희 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는 거짓 해명으로 도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술자리에 참석한 복수의 동석자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의원은 "김 지사는 두시간 가까이 머무르며 소주와 맥주를 섞어 제조한 폭탄주를 최소 20여 잔 마셨다"며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만 두곡이나 된다"고 했다. 이어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며 건배를 하는 김 지사의 사진도 다수 확보했다"고 했다.

김 지사 측은 술이 아닌 물을 마셨고, 얼굴이 붉은 이유는 햇볕에 그을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 의원은 "김 지사가 폭탄주를 마신 그 시간 도민들은 화마의 위협을 피해 대피했고 소방대원은 생명을 걸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새빨간 거짓말을 끊임없이 내뱉는 도지사에게 충북도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며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후속 폭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반박하는 회견도 열렸다.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던 시민단체와 맥줏집 관계자가 이날 브리핑룸을 찾았다.

이들은 "김 지사는 오후 10시가 다 돼 자리에 도착해 11시 쯤 떠났다"며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단시간에 폭탄주를 20잔 마셨다면 응급실에 실려갔을 것"이라며 "노래도 다른 분 노래의 답가로 몇 소절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으나 지역 현안을 청취하기 위해 방문했던 것"이라고 김 지사의 입장을 옹호했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자신의 SNS에 "저 자신의 명예를 위해 부득이 사법적 판단을 구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충북도도 나섰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문제의 본질은 도지사가 술을 몇 잔 마셨는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도지사는 결코 본분을 망각하거나 근무를 태만히 하지 않았다"며 "제천 산불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술을 마셨거나, 노래를 사양하지 않아 제기된 비난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며 "도지사는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는 사려 깊지 않은 행동을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도민들에게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홍창 충북도 대변인이 12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김영환 지사의 산불 중 술자리 논란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