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5m 사람보다 더 큰 악기 알프스 호른 매력 전할게요
호른 연주자 그로일·무뇨즈-톨레도
한·스위스 수교 60주년 기념 공연서
스위스 전통 악기 ‘알프호른’ 연주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호른 주자 미샤 그로일(54)과 파울로 무뇨즈-톨레도(52)가 스위스 전통 악기인 알프호른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과 스위스 수교 60주년을 맞아 열리는 ‘알프스 인 코리아’ 공연에서 알프호른으로 두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평온함이다.
우리에게 스위스의 양치기 소년들이 연주하는 민속 악기로 익숙한 알프호른은 세계에서 가장 긴 악기로도 유명하다. 악기의 길이에 따라 연주할 수 있는 음역대가 달라지는데, 바장조의 소리를 내는 악기의 경우 길이가 3.5m에 달한다. 긴 뿔피리처럼 쭉 뻗은데다 손가락 구멍이나 밸브없이 단순한 모양새지만 그만큼 소리를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 알프호른 연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연주자의 입술이다.
“입술로 모든 소리를 내는 겁니다. 악기는 그저 소리를 더 크게 울리게 해주는 역할만 할 뿐이에요. 얼핏 쉬워보일 수 있지만, 미세하게 오르내리는 음을 내기 위해 입술을 움직이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해요.”(무뇨즈-톨레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호른과 알프호른은 유사성이 많은 악기다. 전문 호른 주자인 두 사람이 스위스의 관현악단에서 일하며 알프호른을 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알프호른이 외형은 독특하지만 호른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호른을 일자로 펴면 알프호른과 비슷한 길이가 될 겁니다. 그래서 보통 알프호른을 ‘호른의 할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해요.”(그로일)
한국에서 알프호른은 주로 스위스를 주제로 한 지역 축제의 눈요기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공연처럼 전문 연주자들이 연주를 펼치는 일은 드물었다. 악기를 운반하기 어렵고, 연주곡이 다양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
악기는 전체를 4등분해 휴대할 수 있지만, 예민하고 무거운 탓에 잦은 이동이 쉽지 않다. 이에 타지 공연의 경우 카본 소재로 만든 악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번 공연이 한국과 스위스 양국에 의미가 큰 만큼 원형 그대로의 소리를 전하기 위해 특수 케이스까지 제작해 현지에서 쓰던 악기를 가져왔다.
“스위스에서도 알프호른을 한국으로 가져간다고 하니 놀라더라고요. 어렵게 가져온 만큼 한국 분들이 많이 접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게 마우스피스도 함께 챙겨왔답니다.”(그로일)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다니엘 슈니나이더가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작곡한 곡을 특별히 선보인다. 두 사람은 13일 경북 안동을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14일), 경기 수원 경기아트센터(16일)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6차례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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