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만→4000만원…긴축완화 꿈꾸는 비트코인, 코인빙하기 끝낼까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섰다. 올해 초부터 꾸준히 상승하면서 1900만원 가까이 불어났다. 미국의 긴축정책 완화 기대감과 미국과 유럽에서 터진 은행 위기 등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 폭등에 따른 거래량 증가와 보유가치 증대로 가상자산거래소들의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업비트 종가(한국 시각 오전 9시) 기준으로 4000만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올 초 2100만원대에서 2월 중순 3000만원을 넘어서고, 한 달 뒤에는 3500만원까지 돌파했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가격 상승률은 90%(1893만원)에 달한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 세계 거래소에서 평균 2만99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3만509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3만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을 끝내고 긴축정책 완화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12일(현지 시간) 발표되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서 추세적 하락이 확인될 것이란 전망이 긴축 완화 기대감을 키웠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가 파산 위기에 내몰리면서 대체투자처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엔 비트코인의 안전자산 가치가 부각되며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90%에 달하는 비트코인의 올해 상승률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을 훨씬 능가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선물(6월물)은 올해 11% 올랐다.
비트코인 랠리가 이어질 경우 국내 원화 거래소들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수료 매출 확대뿐 아니라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가상자산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나무(업비트 운영사)와 빗썸, 코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 1만2208개(2581억원), 461개(100억원), 235개(50억원)씩 보유 중이다.
이들 회사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순손익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가상자산 시세 하락으로 거액의 가상자산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가상자산손실은 영업외비용으로 계상되기 때문에 순손익에 악영향을 준다. 가상자산손실 규모는 두나무 4840억원, 빗썸 1078억원, 코인원 468억원에 달했다. 올해 가상자산 시세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경우 영업외수익으로 계상되는 가상자산이익이 늘어난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비트코인 랠리로 '테라·루나 몰락' 사태와 대형 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불어닥친 '크립토 윈터' 국면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리플, 카르다노 등 알트코인들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코빗리서치는 '비트코인 4번째 상승장의 서막' 리포트에서 " 아직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서 향후 몇 달간은 변동성이 높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벌써 크립토 윈터에서의 회복을 언급하기는 이른감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 금융 당국의 정책 전환이 확실시되는 현 시점에서 당사의 정의에 따른 크립토 윈터 구간에서의 회복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2만6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실현가치(RV)에 큰 변동이 없다면 크립토 윈터 구간에서의 회복은 4월 중순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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