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감시] 데이터 오류 논문 2편, 철회에 1년 걸린 사연

고재원 기자 2023. 4. 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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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수 성균관대 기초의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2건이 지난 1월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리트랙션워치에 따르면 고 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미국 미생물학회'에 2015년 12월과 2016년 2월 각각 발표한 논문 2건이 올 1월 철회됐다.

한 관계자는 "학술지의 우려 표명에 대해 '내 논문이 옳다'를 연구 저자들이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철회 과정에는 우선적으로 내가 쓴 논문이 틀렸다는 명확한 판단을 연구저자들이 내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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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고관수 성균관대 기초의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2건이 지난 1월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유는 실험결과 오류다. 제3자가 2022년 1월 이같은 오류를 제보하며 철회가 결정된 가운데 제보 1년 후에야 철회가 결정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1일 리트랙션워치에 따르면 고 교수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미국 미생물학회’에 2015년 12월과 2016년 2월 각각 발표한 논문 2건이 올 1월 철회됐다. 두 연구 모두 ‘플라시미드’ 관련 연구다. 작은 원형의 DNA 조각인 플라시미드는 염색체와는 별개로 존재하며 자율적으로 증식하는 유전자를 뜻한다. 

두 연구 모두 플라시미드 유전체 분석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술지 측은 “1차 서열 데이터를 재검토한 결과 일부 부정확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논문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철회 결정은 ‘우려 표명(Expression Of Concern)’ 공지 조치를 취한 지 1년 만에 내려졌다. 우려 표명은 출판사가 특정 논문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독자에게 알려주기 위한 조치다.  

1년 만에 철회 결정이 이뤄진 데 대해 과학계 관계자들은 논문 철회 역시 논문 출판에 맞먹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철회에 1년 가량 걸리는 것이 예삿일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학술지의 우려 표명에 대해 ‘내 논문이 옳다’를 연구 저자들이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철회 과정에는 우선적으로 내가 쓴 논문이 틀렸다는 명확한 판단을 연구저자들이 내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 논리가 논문 철회를 더 늦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계 관계자는 "결국 학술지는 논문을 출판하면서 돈을 버는 구조"라며 "논문을 철회하게 되면 그런 수입들이 줄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학술지 측 인력이 철회보다 출판 쪽에 많이 배정된다. 이 때문에 애초에 철회 쪽 인력 배치가 적어 학술지 자체가 논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드물다. 독자가 제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력 배치가 적다 보니 학술지마다 답변 유예기간도 다르다. 학술지 측은 논문 오류 제보가 들어오면 연구저자에게 연락해 해명 내지는 답변을 요구한다. 이 기간이 학술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사정을 봐달라’ 혹은 ‘더 시간을 달라’ 등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며 “이 과정에서 철회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사이언스나 네이처 같은 세계적 학술지는 답변 유예기간이 짧다. 기한을 정하고 그 안에 답변이 없으면 철회를 결정한다. 

그러나 이런 학술지들도 논문 철회 절차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논문 철회 절차를 재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문 진실성이나 윤리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면 학술지 측에서 저자에게 연락을 하고 답변을 받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철회 과정의 비효율을 겪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이언스는 “학술지 외에 소속기관이나 연구자금지원 기관 등이 함께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며 “대학과 같은 소속기관이 책망 없이 논문의 유효성을 평가하게 되면 철회를 더욱 빨리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류가 있는 논문이 출판되면 학계에 혼란을 주고, 현실적으로 철회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출판 전 검증 체계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출판 전 학술지와 연구저자, 참여저자, 소속기관 모두가 논문을 살피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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