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25전쟁 전 북한에 납치된 전전(戰前) 납북자 첫 공식 확인

조병욱 2023. 4. 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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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이 끝난 지 올해 70년이 됐지만 북한에 납치된 이들의 생사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이 보고서 44쪽을 보면 "위원회는 진상규명 과정에서 소수의 전전 납북자 가족들이 제출한 납북자 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를 통해 6.25전쟁 발발 이전에도 북한이 우리 국민을 납치해 간 사례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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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쟁 전 납북자 첫 공식확인
가족 신청한 납북피해 신청서 존재
조사 권한 문제로 당시 조사 무산
조정훈, “정부가 책임 다 해야“ 강조
전문가 ”북한의 인권유린 첫 사례”
6·25 전쟁이 끝난 지 올해 70년이 됐지만 북한에 납치된 이들의 생사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최근 국회의 자료요구에 정부가 1950년 전쟁 발발 전 납북된 인사들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전시나 전후 납북에 대해선 확인된 바가 있었지만, 전쟁 전 납북자의 존재가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제로 동원되고 있는 납북자들. 6·25전쟁 납북진상규명위원회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실이 12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25전쟁 전 납북된 전전(戰前) 납북자 가족들이 정부에 납북피해 사례로 신고한 서류를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6·25전쟁 이전에 발생한 납북피해 신고를 접수한 사례는 있으나, 구체적인 현황은 개인정보 등 민감한 사항이 포함돼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소속 6·25전쟁납북진상규명위원회는 2010년 12월 첫 회의를 열고 7년간 활동을 벌여 2017년 5월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 44쪽을 보면 “위원회는 진상규명 과정에서 소수의 전전 납북자 가족들이 제출한 납북자 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를 통해 6.25전쟁 발발 이전에도 북한이 우리 국민을 납치해 간 사례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북한 김일성 전 주석은 전쟁 4년 전인 1946년 7월31일 교시 문건 ‘남조선에서 인테리(지식인)를 데려올때 대하여’를 통해 남한 지식인을 북한으로 데려올 것을 공식 지시한 바 있다. 북한에 학자와 지식인이 부족해 교육·산업·과학 기술 발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위원회가 2011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5505건을 신청받아 심사한 결과 전쟁이 시작된 1950년 6월25일부터 정전협정이 이뤄진 1953년 7월27일까지 인정된 납북피해자는 4777명이다. 전전 납북자에 관해선 당시 법률이 전시 납북자에 한해 조사 권한을 부여해 전전 납북자를 조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남북자 규모를 전시 납북자 10만여명, 전후 납북자 5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70년이 흘렀지만 대부분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숨죽여 지내고 있다. 
김일성 주석의 교시 ‘남조선에서 인테리(지식인)를 데려올때 대하여’.
조 의원은 “헌법에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전전 납북자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지지 않는다면 피해 가족들은 누구에게 호소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이들의 흔적을 찾고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당부한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위원회에 참여했던 전 인권대사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전전 납북자는 북한의 인권 침해가 전쟁 이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정권 설립 초기부터 남한 측 국민에 대해서도 이뤄졌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조사가 이뤄져 향후 납북자에 대한 보상이나 피해구제가 이뤄질 때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지금이라도 통일부는 신고자를 대상으로 심층 면담조사를 하고 다른 전전 납북 피해자들이 있는지 대국민 홍보와 신고 캠페인을 벌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규명을 통해 유엔 등에도 알리고, 기존 전시 납북자 진상보고서도 영어로 번역해 국제사회에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병욱·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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