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봄철 대반격’→‘여름 대반격’ 연기?···미 기밀 유출이 영향 미쳤나
“100% 준비돼야”…‘봄철 대공세’ 연기 시사
‘미 기밀 유출’ 영향 묻는 질문엔 답변 회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준비해온 ‘봄철 대반격’이 여름까지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의 발언이 나왔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기밀 문건이 온라인에 대거 유출되며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이 노출된 것이 계획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정치전문지 더힐 인터뷰에서 “대반격이 늦어도 여름까지는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3~4월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우크라이나군의 대공세 계획이 늦춰질 수 있음을 처음 시사한 것이다.
슈미할 총리는 “우리의 파트너들은 반격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100%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반격을 시작하라는 가장 강력한 압력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반격 시작에 대해 (서방의) 파트너들로부터 받는 압박은 없다”고 덧붙였다.
슈미할 총리는 미국의 기밀 문건 유출이 계획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증명했다”며 “국제 파트너들에게 전차, 탄약, 전투기, 장갑차와 같은 더 많은 군사 장비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최근 온라인에 대량 유포된 미 국방부의 기밀 문건은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최신 정보를 비롯해 ‘봄철 대반격’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준비 상황 등 민감한 기밀 정보를 담고 있다.
공개된 기밀 문서 중에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군의 봄 대반격 성공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에 필요한 병력과 탄약,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 때문에 작전을 벌이더라도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수준의 영토 회복” 이상의 결과를 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내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지난 2월 초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은 ‘1급 기밀(Top Secret)’로 분류돼 있었다.
이밖에도 미 정보 당국은 최전선 부대를 보호할 우크라이나의 중거리 방공망이 취약한 상황이며, 이에 따라 러시아가 곧 공중전의 우위를 거머쥘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서 지상군을 가동할 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민감한 전시 기밀이 미국의 정보 유출로 드러나면서 전쟁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군 정보 뿐 아니라 미국이 그간 수집해온 러시아 측 정보 출처가 드러나면서 미국의 정보 수집망이 파괴될 위험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CNN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의 정보 유출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군사 계획 일부를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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