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양곡법' 합의 불발…野 "본회의 처리" vs 與 "국민불편"
4월 임시국회 최대 쟁점법안인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을 놓고 윤재옥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가 "통상적인 입법절차에 따라 법안 처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숙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표결이 불가피하다"고 못 박으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야 협상 파트너로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과 달리 본격적인 현안을 앞두고선 은근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일정 수준 이상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매입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한 여야의 견해차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다.
박 원내대표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같은 법률 등 국가적인 전략기술과 관련해 흔쾌히 저희가 협조해 정부가 경제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라며 "양곡관리법을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셨는데 매우 유감이고 아쉽다"고 했다.
이어 "행정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은 여당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잘 풀어주셔야 한다"며 "중재조정이나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건 여당 몫"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입법부 구성원 스스로가 우리 결정에 대해 책임 있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역대 국회가 재의표결한 사례를 봤는데 헌법정신에 따라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표결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서도 "그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정부가 나서서 의료보건단체를 설득하고 우리가 수용 가능한 안을 제출해달라 했는데 어제 (여당이 낸) 중재안은 이미 그 동안 다 얘기가 됐던 것이고 새로운 게 없었다"라며 "그런 점에서 예고한 대로 이 법안들 그간 여야 합의로 상임위에서 처리돼 올라왔기 때문에 절차를 지켜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국민들 민생이 어려운데 국회가 친숙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라며 "앞으로 계속 (본회의) 직회부가 늘어나고 재의요구권 행사하는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불편을 줄 지 걱정이 많이 된다"라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도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며 의견 교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조금 더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법안들이 내일 상정되는 것인가'라는 질의에 대해서도 "우리는 원칙대로 한다"며 김 의장을 설득해 법안을 본회의에 올려 당일 표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윤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추가 회동 등을 묻는 질의에 "아직 시간을 정해 만날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라며 "약속한 것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재표결할 경우 당론으로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을 당론으로 세운 상태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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