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에 햇빛 발전소···환경도 종교가 지킬 가치"

글·사진=최수문 기자 2023. 4. 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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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처음으로 2050년까지 'RE100'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환경과 생명을 모두 살리겠다는 '환생' 차원입니다. 전남 영광교당은 이미 목표를 98% 달성했지요. 전국 100여 곳의 교당에서 햇빛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변화와 대응이라는 원불교의 가치를 실천하겠습니다."

나상호(사진) 원불교 교정원장은 12일 서울 원남교당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원불교의 가장 큰 경축일인 4월 28일 '대각개교절'과 내년 '제4대 제1회' 개막을 앞두고 실천 의지를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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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기자간담
환경 생명 모두 살리는 '환생'
대각개교절 맞아 실천 의지 밝혀
종교계 첫 'RE100 ' 목표 내걸고
기후변화 등 문제 대응 동참 호소
신도 수 집착 말고 새 가치 세울 때
신앙·수행 통한 행복 추구 이끌 것
[서울경제]

“종교계 처음으로 2050년까지 ‘RE100’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환경과 생명을 모두 살리겠다는 ‘환생’ 차원입니다. 전남 영광교당은 이미 목표를 98% 달성했지요. 전국 100여 곳의 교당에서 햇빛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변화와 대응이라는 원불교의 가치를 실천하겠습니다.”

나상호(사진) 원불교 교정원장은 12일 서울 원남교당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원불교의 가장 큰 경축일인 4월 28일 ‘대각개교절’과 내년 ‘제4대 제1회’ 개막을 앞두고 실천 의지를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代)’와 ‘회(回)’는 원불교의 고유한 시대구분이다. 장기인 대는 36년, 중단기인 회는 12년을 의미한다. 원불교가 1918년에 창립했기 때문에 올해는 3대의 마지막 해다. 내년이 원불교로서는 36년 만에 가장 중요한 연도인 셈이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의 개교기념일이다.

나 교정원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잊히고 퇴색할 수밖에 없는 교조의 근본정신을 돌아본다”며 “안으로 교단 구성원들의 참다운 신앙과 수행을 통해 행복을 얻고 밖으로 평화롭고 평등한 세계 건설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요 사업으로서 원불교 교화(포교) 활동 강화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온 뒤로 다소 느슨해졌던 법회를 다시 강화할 것”이라며 “다만 부득이한 경우 비대면·온라인 법회를 병행하고 원불교 콘텐츠를 다양화해 대사회적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교화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원불교 교화를 강화하고 동남아 등 저개발국에서는 어린이집, 보건소, 청년 직업 활동 등을 병행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인류사의 변화에 대한 종교계의 동참도 호소했다. 원불교가 기후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에너지 절약 등 환경 교육에 열중하는 이유다.

나 교정원장은 팬데믹 이후 종교계가 겪고 있는 신도 수의 감소에 대해서도 “교단이 성장주의와 형식주의를 지양하고 새로운 종교적 가치를 세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그는 “비대면 법회를 한다든지 젊은 세대에 맞는 가치와 규범으로 바꾸는 작업에도 열린 입장을 갖고 있다”며 “결국 그들이 우리 원불교를 이끌어가야 할 미래 세대”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10월 새로 신축돼 ‘도심 속 산사’라고 불리는 원남교당에서 진행됐다. 흰색 원형으로 이뤄진 교당은 주위 빌딩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느낌을 줬다. 본당인 대각전(大覺展) 전면의 ‘일원상’이 조형물이 아니고 끄고 켤 수 있는 조명 빛인 것이 눈에 띄었다. 나 교정원장은 이에 대해 “중요한 것은 모습이 아니고 깨달음이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해가 안 되는 사람에게는 무엇인가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데, 필요하지 않을 때는 없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원불교는 삼성가와도 인연이 깊은데 홍라희 전 리움관장의 친정에서 원남교당 신축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남교당 내 한옥 건물에 ‘인혜원(仁慧苑)’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홍 전 관장의 부모인 고(故) 홍진기 씨와 고 김윤남 씨의 법명 인천(仁天)과 혜성(慧性)에서 한 글자씩을 땄다고 한다. 나 교정원장은 “두 분은 신실한 교도로 (교당 건설비의) 절반 이상은 했다”고 이에 대해 언급했다.

글·사진=최수문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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