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직접투자, 이제 채권으로···"주식은 8분의 1 토막"

김태일 2023. 4. 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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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올해까지 미국 채권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올해 1·4분기 미국 채권 순매수 금액은 9억4464만달러(약 1조2481억원)로 집계됐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북미주식 펀드에선 연초 이후 1814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북미채권 펀드엔 2300억원이 신규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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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직접투자 1년 새 약 12배 증가..주식은 87% 줄어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에 채권 수요 급증
지난해 내내 이어진 증시 붕괴로 주식 매도↑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까지 미국 채권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투자 규모가 1년 새 1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구체화되고, 국내에서 채권 투자를 향한 관심이 확장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지난해 내내 무너졌던 증시 탓에 주식 투자 금액은 8분의 1 토막이 났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올해 1·4분기 미국 채권 순매수 금액은 9억4464만달러(약 1조2481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718만달러) 대비 12.2배 불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순매수액이 71억554만달러에서 8억9902만달러로 87% 넘게 줄어든 주식 투자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간접투자 수단인 펀드에서도 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북미주식 펀드에선 연초 이후 1814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북미채권 펀드엔 2300억원이 신규로 들어왔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한껏 떨어진 만큼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긴축이 멈춘단 전망이 선명해지면서 막판 매수가 몰렸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초 1.7%대에서 1년 만에 3.8%까지 뛰었다가 지난달부턴 하락세에 접어들어 현재 3.4%선을 유지 중이다.

증시가 정상 궤도에 안착하기 못하면서 채권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한 영향도 있다. 만기까지 보유해 발행 당시 결정되는 명목이자율(쿠폰 금리)을 안정적으로 얻거나, 채권값 상승 때를 노려 매도함으로써 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에 최대 안전자산인 미국채 선호는 더욱 커졌다.

또 미국채 투자에선 매매차익뿐 아니라 달러 가치가 오를 시 환차익도 취할 수 있는데, 모두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 이점도 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종료되면 매수세가 주춤하고, 매도세가 불어날 여지가 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 결과가 그 기점으로 꼽힌다.

반면 주식시장 회의론은 여전하다. 채권과 달리 금리 인상이 종료된다고 해도 주가 반영까진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걸린다. 무엇보다 여태껏 미국 주식장은 고성장을 이어왔으나, 이제 그 동력이 다소 상실됐단 분석이 나온다.

시장 상승 재료였던 기업 실적마저 올해는 힘을 쓰지 못할 전망이다. 여전한 인플레이션과 뜻을 굽히지 않는 연방준비제도(Fed),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대표되는 은행 리스크 등 겹악재가 작용하면서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장 기업들 올해 1·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 인상 종료가 향후 기업 실적을 개선시킬 수 있단 의견도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불안으로 연준이 긴축 고삐를 늦추는 상황은 향후 기업이익에 긍정적 수가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주식시장은 하반기 실적 반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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